한 교수가 비상계엄 사태로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기말고사를 취소하고 학생들에게 우리 사회를 둘러보라고 권유했다. 사진은 지난 6일 밤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인근에서 시민들과 정당, 시민단체가 윤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촛불 집회를 연 모습. /사진=임한별 기자
비상계엄 사태 이후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한 대학 교수가 기말고사를 취소하고 학생들에게 우리 사회를 둘러보길 바란다고 권유해 눈길을 끌고 있다.
8일 다수의 SNS에는 서울대학교 교수로 알려진 A씨가 '기말시험을 취소한다'며 올린 공지문이 올라왔다.

A씨는 공지문을 통해 "수강생 여러분, 불행하게도 안녕하지 못한 밤이다. 지난주 강의 이후에 우리 사회가 예상치 못한 상황을 맞이하면서 과연 우리 강의의 매듭을 이렇게 짓는 것이 맞는 것인지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결론적으로 다음 주 월요일에 예정된 기말 지필 시험은 취소한다. 대신 기말보고서를 제출하는 것으로 평가 방식을 변경한다"라고 공지했다. A씨는 "평가 역시 강의의 일환이고, 강의의 목적에 부합해야 한다. 그러나 교육과 사회를 연결 짓는 관점을 나누고자 했던 이 강의의 목적과 취지를 생각할 때, 지필 평가 형식은 지금 시점에서 대단히 부적합하다고 판단했다"라고 강조했다.
비상계업 사태 이후 기말고사를 취소하고 학생들이 현 상황을 둘러볼 수 있도록 한 교수의 사연이 화제다. /사진=SNS 갈무리
이어 "일상의 평화가 위태로워진 시기에 마치 강의실 밖에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책상 앞에 앉아 정해진 답안을 작성하고 있는 장면은 떠올릴수록 괴이하게 느껴진다. 또 세상에 대한 관심을 애써 돌려 시험 준비에 더 많은 공을 쏟는 학생이 더 높은 성적을 얻게 되는 구조라면, 평가의 목적은 상실되고 오히려 누군가에게는 불공정한 것이 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보고서 작성 기한은 가능한 여유 있게 드린다. 부디 이 역사의 한 페이지를 눈여겨보시고 우리 사회가 무엇을 배우지 못했고, 또한 무엇을 배우고 있는지 고민해 보시길 바란다"며 "미리 시험 준비를 하고 있던 분들에겐 긴히 양해를 구한다"고 언급했다.

해당 게시물을 본 누리꾼들은 "80년대에 시위 나간 대학생들 출석 인정해주던 교수님 보는 것 같다" "존경한다. 대한민국 각 영역에 스승님 한분씩은 계셔야 한다." "학자의 시선이 느껴진다" 등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