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18일 1차 회의 이후 이날 한 달여 만에 재개된 홍콩ELS 2차 제재심의위원회에서는 결론을 쉽사리 내리지 못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과징금 규모를 둘러싼 쟁점이 폭넓게 논의됐지만 사안이 복잡한 만큼 결론 도출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음 제재심 예정일은 오는 2월12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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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소법 시행 후 첫 조단위 과징금 예고, 투자자 패소 판결 '변수'로━
지난해 말 금감원은 KB국민·신한·하나·NH농협·SC제일은행 등 주요 은행들에 대해 홍콩 ELS 불완전판매 책임을 물어 약 2조원 규모의 과징금·과태료 부과 방안을 사전 통보했다. 2021년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 이후 첫 조 단위 과징금이자 역대 최대 규모다.최근 법원이 관련 민사소송에서 은행의 설명의무 위반을 인정하지 않는 판결을 내린 점이 변수로 대두되며 제재 논쟁은 사법 판단과 감독 판단의 경계 문제로 확대되는 모습이다.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 16일 서울중앙지방법원은 개인투자자가 A은행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리며 장래 지수 변동에 따른 손익 예측은 원칙적으로 투자자 스스로 판단해야 할 영역이라고 봤다.
특히 은행이 기초자산의 최근 20년 가격 변동 추이와 이를 바탕으로 한 수익률 모의실험 결과를 제시하지 않았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판매사가 아닌 발행사에 적용되는 기준이라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은행권은 이 판결을 근거로 과징금 산정과 기관 제재 수위가 조정될 여지가 있다는 기대를 내비치는 분위기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이번 판결로 은행들이 내세울 논리가 생긴 셈"이라면서도 "다만 변수로 작용해 해당 사안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있어 업계는 숨 죽이고 있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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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징금 기준 과도" 금융노조 반발까지━
문제는 상품의 위험이 충분히 전달됐는지 여부다. ELS는 특정 지수·주가 흐름에 연계되는 파생상품으로 기초자산 가격이 일정 수준 아래로 떨어져 사전에 정한 '녹인(원금손실 발생) 구간'을 터치하면 손실이 현실화될 수 있는 고위험 구조를 갖는다.
그럼에도 은행들이 실적 중심으로 판매를 늘리는 과정에서 ELS가 예금보다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중위험·중수익' 상품처럼 인식·판매됐고 이 과정이 불완전판매 논란과 대규모 손실 분쟁으로 이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은행 창구의 고위험 상품 판매 관행과 이를 둘러싼 유인 구조가 다시 논의 테이블에 올랐다. 수익 다변화 압박 속에서 비이자수익 확대가 강조될수록 영업 현장에는 실적 중심 유인이 커지고 이는 소비자 보호 원칙과 충돌할 소지를 키운다.
업계 관계자는 "은행의 수수료 기반 수익이 제한된 구조 속에서 왜 홍콩 ELS가 무리하게 판매됐는지를 봐야 한다"며 "이 같은 환경이 바뀌지 않는다면 유사한 문제는 앞으로도 반복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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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정' 투자자 보호 수준은 어디까지? 금융노조 반발도━
이번 제재 논의는 최종 과징금 확정과 별개로 고위험 파생상품의 은행 판매 규율을 둘러싼 논의로도 이어지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판매 과정에서 투자자 보호 절차를 어느 수준까지할지, 아울러 내부통제 위반 책임을 어떻게 정리할지가 주요 쟁점으로 거론된다.업계에서는 제재 결과와 무관하게 향후 유사 상품 판매 과정에서 절차 강화와 내부통제 책임 범위 조정 등 제도적 논의가 뒤따를 가능성을 염두하는 분위기다. 다만 구체적인 방향과 수위는 제재 절차의 결론과 당국의 후속 조치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제재 수위를 둘러싼 논쟁과 별개로 과징금 산정 기준 자체가 과도하다는 문제 제기도 나오고 있다. 금융노조는 지난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ELS 사태 해결 촉구 및 폭압적 검사 금감원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홍콩 H지수 ELS 사태와 관련한 과징금 산정 기준의 재검토를 요구했다.
윤석구 금융노조 위원장은 "금감원은 금융산업의 최종 수호자여야 하지만 지금은 감독이 아니라 공포가 작동하는 금융현장을 만들고 있다"며 "ELS 과징금 산정 기준은 법의 취지와 비례성 원칙을 넘어 과도하게 확장됐고 이 기준이 그대로 굳어질 경우 금융산업 전반의 위축과 고용 불안, 소비자 선택권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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