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금융지주들이 '5극 3특' '국민성장펀드' 참여를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주요 금융지주들이 정부 프로젝트인 지방 균형발전 전략 '5극 3특'과 '국민성장펀드' 참여를 본격화하고 있다. 금융업이 정부 프로젝트에서 '인내 자본'(Patient Capital) 역할을 효과적으로 하고 있다는 평이 나온다. 인내 자본은 단기적인 수익보다는 장기적인 성장과 가치 창출을 목적으로 위험을 감수하며 장기간 투자금을 회수하지 않고 기다리는 자본을 뜻한다.
2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KB금융·신한금융·하나금융·우리금융 등 주요 금융지주들은 '5극 3특' 전략의 일환으로 지방 금융 거점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KB금융은 전북혁신도시에 'KB금융타운'을 조성한다. ▲KB증권과 KB자산운용 전주사무소 ▲KB국민은행의 비대면 전문 상담 조직인 스타링크 ▲KB손해보험의 광역스마트센터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신한금융도 '자산운용·자본시장 허브'를 전북혁신도시에 구축한다. 이를 통해 금융과 실물경제를 연결하는 '생산적 금융'을 전북 지역에서 구현하고, 향후 은행을 포함해 300명 이상이 근무하는 그룹의 자본시장 거점으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신한금융은 전북 외 다른 지역에 대한 추가 거점 구축도 검토 중이다.


하나금융은 하반기 인천 청라로 그룹 본사 이전을 앞두고 있다. 신사옥은 지하 7층·지상 15층, 연면적 12만8474㎡ 규모다. 하나금융 측은 "청라로의 본점 이전은 단순한 사옥 이전을 넘어 금융과 디지털 기능을 결합한 새로운 그룹 핵심 거점을 조성하는 것"이라며 "지역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기 위한 전략적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우리금융은 중소기업 특화 채널인 'BIZ 프라임센터'를 운영 중이다. 총 13개 센터 가운데 서울을 제외한 10개가 지방에 위치해 있다. 산업단지 중심으로 투자·융자를 통한 자금조달과 경영컨설팅 등 종합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향후 점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지방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지원하는 '디노랩'도 운영하고 있다.

금융지주들은 국민성장펀드를 통한 모험자본 공급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해 12월 공식 출범한 국민성장펀드는 첨단전략사업을 대상으로 한 종합 금융지원프로그램이다. 향후 5년간 150조원 규모로, 정부보증채권 75조원과 민간자금 75조원으로 구성된다. 전체 자금의 40% 이상은 '5극3특'을 고려해 지역에 배분될 예정이다.


국민성장펀드 1호 투자처는 전남 신안군의 신안우이 해상풍력 사업이다. 해당 사업에는 첨단전략산업기금을 통해 7500억원이 장기 대출 방식으로 투입된다. 한국산업은행과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이 공동으로 조성한 미래에너지펀드로 출자해 후순위대출 등 총 544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3조3000억원 규모의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집단에너지 사업에는 산업은행과 국민은행이 금융주선 사업자로 선정됐으며, 메가프로젝트 대상으로 거론됐던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5공장(P5)에도 5대 시중은행이 건설자금으로 5000억원을 저리 대출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금융산업이 정부 프로젝트에서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이 나온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국민성장펀드는 저리 대출을 중심으로 대규모 자금이 장기간 투입되는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사업"이라며 "잠재성장률을 높이려면 금융회사가 아니고선 장기간, 대규모, 인내 자본 세 가지 조건을 갖추기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억원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국민성장펀드 출범 당시 "국민성장펀드는 산업과 금융이 전례 없는 방식으로 긴밀히 융합해 함께 추진하는 대규모 국가 프로젝트"라며 "산업은 미래에 대한 비전을 바탕으로 혁신과 성장을 이끄는 주체이고, 금융은 장기적인 안목으로 유망한 분야에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모험자본을 제공한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