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금리 결정에 대한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오는 26일 예정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도 원/달러 환율의 높은 수준과 주택가격 흐름이 금리 판단의 핵심 전제로 작용할 전망이다. 지난 회의에서 한은 금융통화위원들이 기준금리 동결의 전제로 환율과 주택가격을 금융안정 리스크의 주요 변수로 거듭 언급한 만큼 기준금리 인하 논의가 속도를 내기 위해서는 두 변수의 완화 신호가 확인돼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4일 한은 '2026년도 제1차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에 따르면 이창용 총재를 제외한 금통위원 6명은 지난 1월15일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 수준(연 2.50%)으로 동결하는 데 뜻을 모았고, 배경으로 원/달러 환율과 주택가격 흐름이 지목됐다.

한 위원은 "원/달러 환율이 외환 당국의 시장 안정화 조치로 큰 폭 하락했다가 올해 들어 미 달러화 지수가 상승한데다 대규모 거주자 해외투자 지속에 따른 달러 수요가 현물환시장에 집중되면서 환율이 지난 금통위 당시와 유사한 수준까지 재차 상승했다"고 말했다.


해당 위원은 "급등이 진정된 이후에도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는 주택가격과 높은 환율 수준에 대한 우려가 금융시장 주요 현안으로 부각되고 있는 상황에서 금리 인하가 금융안정에 미치는 부작용이 예상보다 클 수 있다"고 짚었다.

또 다른 위원은 "외환시장은 막대한 경상수지 흑자에도 여러 요인이 동시에 겹쳐 원화 약세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며 "구조적 요인으로 경제성장률이 저하된 가운데 해외 현지 투자 계획으로 인해 수출로 벌어들인 외화가 국내로 유입되지 못하는 점, 국내 거주자의 해외투자 지속, 향후 예정된 대미 투자로 인한 달러 수요 기대 등이 그 배경"이라고 밝혔다.

다른 위원도 "수출과 경기가 개선되는 국면에서 환율이 높게 형성된 것은 거주자의 해외투자 지속에 따른 수급 불균형에 주로 기인한 결과로 판단된다"며 "이는 환율 상승, 거시적으로는 물가상승 압력으로 작용해 경제주체의 부담을 높이고 금융안정 측면에서도 잠재 리스크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주택 가격 상승 우려도 금리를 멈추는 배경으로 작용했다. 일부 위원은 수도권의 부동산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고 지방도 최근 상승 전환한 만큼 가계부채 등 금융안정 상황을 주의 깊게 살펴보아야 한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한 위원 역시 "정부의 강력한 거시건전성 정책으로 주택담보대출 증가세는 둔화했지만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세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며 "경제가 회복 흐름을 이어가고 있지만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줄어들지 않고 일부 지역 주택가격 상승세도 여전하며 현재 시장의 유동성 상황이 제약적이지 않은 만큼 이번 회의에서는 금리 동결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추가적인 금리 인하의 필요성을 두고는 금통위원들의 의견이 엇갈렸다. 인하 필요성을 강조한 위원은 "실물경제의 회복세가 충분하지 않은 데다 향후에도 마이너스 국내총생산(GDP)갭(잠재GDP와 실질GDP간 격차)이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이고 물가 우려가 크지 않은 점을 고려할 때 여전히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할 필요성이 있다"고 밝혔다.

한 위원은 "현 수준의 기준금리는 물가와 금융안정 목표를 달성하는데 대체로 적절한 것으로 판단되므로 앞으로 통화정책은 기준금리 동결을 이어갈 가능성에 좀 더 무게를 두고 운용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밝혔다.

또 다른 위원은 "아직 기준금리 경로의 방향 전환을 고려할 단계는 아니지만, 정책 운용 여력 등을 감안할 때 대내외 충격 변수가 발생하지 않는 한 금리 인하 시기와 폭은 지연 또는 축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는 국내 경기의 회복 흐름과 물가, 부동산 및 외환시장의 안정 추이를 보며 통화정책 향방을 결정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