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혐의와 열애설, 각종 소문을 둘러싼 법적 분쟁이 이어지지만 정치인들의 입은 굳게 닫혀 있다. 다만 출마 이야기가 나올 때만큼은 예외다. 침묵과 당당함의 기묘한 공존이다.
국민의힘 남동갑 당협위원장이 강제추행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유·무죄 판단은 사법부의 몫이다. 그러나 정치의 책임은 판결 이후가 아니라 의혹이 제기되는 순간부터 시작된다. 지역 당협 수장이 내부 인사를 상대로 형사 사건의 당사자가 됐다는 사실만으로도 해당 조직은 이미 신뢰에 큰 타격을 입었다.
그런데도 남동구 정치권에서 책임지는 모습은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사과도, 설명도, 자숙도 없다. 대신 "유권자가 판단할 일"이라는 말만 되풀이된다. 이는 겸손이 아니라 책임을 선거로 미루는 정치적 회피에 가깝다.
시·구의회 주변 풍경은 더 혼탁하다. 의정 성과보다 의원 간 열애설과 염문설이 더 빠르게 회자되고 이를 둘러싼 고소와 이의신청까지 이어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구의원을 상대로 한 소문 유포 고소 사건 역시 무혐의 처분 이후 이의신청으로 이어지며 논란이 커지고 있다. 법적 절차에 나선 주체는 지역 주민이지만 논란의 중심에 선 정치인들의 설명은 끝내 들리지 않는다. 의회는 감시와 견제의 공간이 아니라 정치 불신이 누적되는 현장으로 비쳐진다.
이 같은 모습은 특정 지역이나 정당에 국한된 문제도 아니다. 의혹 앞에서 설명보다 침묵이 먼저 나오고 책임은 언제나 '선거의 시간'으로 미뤄진다. 여야를 가리지 않고 반복되는 이 태도가 정치 불신을 키우고 있다.
결국 문제의 핵심은 스캔들 자체가 아니다. 논란 이후의 태도다. 도덕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음에도 당사자들은 하나같이 다음 지방선거를 말한다. 반성 없는 출마 의지는 정치가 주민 위에 군림하고 있다는 착각에서 비롯된다.
정치는 기억 위에서 치러진다. 유권자는 다 잊지 않는다. 침묵으로 시간을 버티고 선거로 덮으려 한다면 결과는 분명하다.
정치인은 선거로 태어나지만 신뢰로 살아남는다.
지금 남동구 정치인들에게 남은 것은 출마 선언이 아니라 출마 자격을 증명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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