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경상수지는 187억달러 흑자였다. 월간 기준 역대 최대 규모다. 경상수지는 32개월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지난해 연간 누적 경상수지는 1230억5000만달러 흑자로, 전반적인 수출 회복 흐름이 뚜렷했다.
경상수지의 핵심인 상품수지는 지난해 연간 1380억7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12월 한 달만 놓고 봐도 상품수지는 188억5000만달러 흑자로, 전월보다 흑자 폭이 커졌다. 수출이 뚜렷한 개선세를 보였다. 12월 수출은 716억5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13.1% 증가, 연간으로는 7189억4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수입은 12월 기준 528억달러로 1.7% 증가에 그치며 수출 증가세가 흑자 확대를 이끌었다.
반도체가 수출 호조를 견인했다. 통관 기준으로 보면, 12월 반도체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43.1% 증가, 연간 기준으로도 21.9% 늘었다. 지난해 전체 전기·전자제품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3.3% 증가한 2616억달러로 집계됐으며 12월만 놓고 봐도 296억8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반도체와 정보통신기기를 중심으로 IT 품목 증가세가 지속된 가운데 기계류·정밀기기와 의약품 등 비IT 품목도 늘면서 2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품목별로는 ▲전기·전자제품(32.8%) ▲석유제품(6.0%) ▲기계류·정밀기기(2.9%) 등이 전년 동기 대비 증가한 반면 ▲승용차(-4.2%) ▲자동차부품(-4.1%) ▲선박(-3.0%) ▲철강제품(-1.7%) ▲화공품(-0.5%) 등은 감소했다.
지역별로는 수출 회복이 특정 시장에 국한되지 않고 확산되는 모습이 나타났다. 12월 수출은 미국과 EU(유럽연합)로의 수출이 증가 전환했다. 동남아 지역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27.9% 늘었다. 연간 기준으로도 동남아 수출은 12.8% 증가하며 주요 성장 시장으로 자리 잡았다.
지난해 12월 수입은 573억7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4.6% 증가했다. 원자재 감소세가 둔화한 가운데 자본재와 소비재 증가세가 지속됐다. 지난해 전체 수입 총액은 6317억5000만달러로 나타났다.
금융계정에서는 내국인의 해외투자 확대 흐름이 뚜렷했다. 서학개미(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개인 투자자)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12월 금융계정 순자산은 237억7000만달러 증가했으며, 연간으로는 1197억6000만달러 늘었다.
특히 증권투자를 중심으로 한 내국인 해외투자가 연간 1402억8000만달러 증가했다. 12월 한 달 동안만 해도 해외 주식 투자가 118억3000만달러 늘었고, 해외 채권 투자도 25억3000만달러 증가했다. AI(인공지능) 업황 기대감에 따른 해외 주식 투자 확대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해외투자 확대는 본원소득수지 개선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본원소득수지는 279억2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으며, 이 가운데 배당소득만 201억9000만달러에 달했다. 해외 법인과 해외 금융자산에서 발생한 소득이 안정적으로 유입되고 있다는 의미다.
반면, 서비스수지는 지난해 연간 345억2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하며 만성적인 적자 구조를 벗어나지 못했다. 여행수지와 기타사업서비스 적자가 이어졌고, 12월에도 서비스수지는 36억9000만달러 적자를 나타냈다.
<저작권자 © ‘존중받는 개인, 부강한 대한민국’ 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