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세제 정책 변화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양도세 중과 시행 후 집값 안정 효과를 기대하면서도 규제 일변도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실효성 있는 후속 조치가 따르지 않으면 강남으로 집중된 '똘똘한 한 채' 현상을 심화시킬 것이라는 지적이다.
6일 관계당국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3일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서 2022년부터 유지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조치를 5월9일 종료하기로 결정했다. 소득세법과 관련 시행령에 따르면 다주택자가 조정대상지역 주택을 양도 시 기본세율 6∼45%에 2주택자는 20%포인트, 3주택 이상 보유자는 30%포인트를 가산해 세금을 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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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고령층 매물 출회, 1주택자도 불안"━
현행 세금제도에 따라 한국에서 주택을 2채 이상 보유한 이들은 다주택자로 분류된다. 1988년 정부는 8·10대책을 통해 1가구 2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감면 요건 기간을 2년에서 아파트 6개월·단독주택 1년으로 단축했다. 이에 따라 다주택자는 취득세로 최대 12%를 낸다. 조정대상지역의 경우 2주택 8%, 3주택 12%이다. 4주택 이상 및 법인은 규제지역에 상관없이 12%의 세율이 적용된다.다주택자는 종합부동산세 부담도 높다. 주택부터 중과세가 적용되면서 일반세율(0.5∼2.7%)보다 높은 최대 5.0%가 적용된다. 기본공제액도 1주택자는 12억원이고 다주택자는 9억원이다.
양도세는 중과세 기준을 적용할 경우 양도차익 대부분을 세금으로 내야 한다. 3주택자 기준 순수 양도세율이 75.0%에 이른다. 지방세를 포함 시 82.5%다.
우병탁 신한은행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3주택자가 10년 이상 보유한 아파트를 매도해 양도차익 10억원이 발생했을 때 양도세는 현재 3억2891만원에서 중과 제도 부활과 장기보유특별공제 비적용 시 7억5048만원으로 두 배 이상 오른다"며 "다주택자의 절세 문의가 전보다 늘었지만 전반적으로는 지켜보자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정부는 1주택자도 양도세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오는 7월 발표하는 세제개편안에 1주택자의 장기보유특별공제율을 낮추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1주택자가 10년 이상 장기 보유할 경우 40%, 10년 이상 장기 거주할 경우 40%의 공제율이 적용돼 최대 80%의 공제율이 적용된다. 공제율이 2008년 수준인 최고 45%로 돌아가면 양도세는 배로 급증한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6월 지방선거 이후 세제개편안에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 강화 방안이 담길 수 있어 이에 앞서 차익실현을 하려는 매물이 나올 수 있다"며 "전세 매물 부족이나 월세화 등으로 전세금을 더해서 대출받아 집을 사는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용인 등의 수요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양도세 중과와 고가 1주택의 보유세 인상 논의가 맞물리면 똘똘한 한 채 수요가 더 늘어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다주택 규제가 주택 수를 기준으로 설계되면서 지방 중저가 아파트 여러 채보다 서울 고가 아파트 한 채를 보유하는 것이 세 부담 면에서 유리한 구조로 자리잡았다는 분석이다.
권대중 한성대 일반대학원 경제부동산학과 석좌교수는 "세금 부담이 커지면 장기적으로 서울 중심의 수요가 한층 강화될 것"이라며 "결국 자산이 서울 핵심지로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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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유세 강화 시 '똘똘한 한 채' 심화… "월세 부담" ━
정부가 양도세 중과로 다주택자를 압박한 건 처음이 아니다. 2018년 문재인 정부는 양도세 중과를 한시 면제했고 다주택자 매물이 쏟아졌으나 양도세 중과가 재시행되면서 주택 가격이 상승했다.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2018년 3월31일까지 양도세 중과가 면제돼 조정대상지역이던 서울의 집합건물 소유권이전등기가 예년 대비 20% 증가했다. 그러나 양도세 중과가 재시행된 5개월 후 서울 공동주택 가격이 다시 올랐다.
정부는 2019년 12월부터 2020년 6월까지 2차 양도세 감면을 시행했다. 소유권이전등기 증가율은 7%에 그쳤지만 주택 가격이 급등했다. 서울 아파트값은 2020년 13.0%, 2021년 16.4% 급상승했지만 당시에는 저금리가 부동산 가격에 더욱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정부의 부동산 세제 개편으로 급매물을 유도하는 일시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면서 "다만 이 같은 효과가 지속되기 어렵고 자산 양극화를 고착화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부가 종부세 등 보유세 인상 방안을 검토하면서 월세가 급등할 것이란 우려도 커진다. 2005년 서울시의 종부세 징수액은 289억원이었지만 2006년 3824억원으로 2007년 9037억원으로 급증하며 1조원에 육박했다. 해당 기간 동안 부동산R114의 월세지수는 2005년 1월 79.80에서 2007년 12월 90.05로 올랐다.
이창무 한양대 교수는 "종부세를 도입한 노무현 정부에서 월세가 20% 이상 올랐고 문재인 정부도 종부세를 강화해 실거래가 지수가 30~40% 급등했다"며 "임대인들은 보유세 인상분을 세입자에게 전가하려는 경향을 보인다. 월세가 오르는 부작용을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검토하는 세금 카드는 시행령 개정으로 가능한 공정시장가액비율(공정비율) 상향도 거론된다. 공정비율은 세금 부과기준이 되는 과세표준을 실거래가보다 낮춰 종부세를 줄이는 효과가 있다.
2008년 이명박 정부는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납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공정비율 제도를 도입, 2018년까지 공시가격의 80%가 유지됐다. 문재인 정부는 집값 안정 대책으로 공정비율을 2019년 85%, 2020년 90%, 2021년 95%로 올렸고 윤석열 정부는 다시 60%로 낮췄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보유세를 개편한다면 공정비율을 60%에서 80% 수준으로 올리는 정도가 적합하다고 본다"며 "2023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동산 보유세율은 1%대로 OECD 평균(0.91%)보다 높다. 더 높이는 것은 조세 저항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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