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지난 13일 서울 아파트 매물은 하루 사이 2.2%(1388건) 늘어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는 정부가 전날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방침과 함께 보완 조치를 발표한 직후다. 자치구별로는 동작구(3.9%), 성북구(3.8%), 강북구·종로구(3.5%), 노원구(3.4%), 동대문구(3.1%) 순으로 증가폭이 컸으며, 서울 25개 자치구 전역에서 매물이 하루 만에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변화는 정부가 발표한 보완책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오는 5월 9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를 예정대로 마무리하되, 집을 처분할 경우 계약 이후 잔금·등기까지 4~6개월의 유예기간을 부여하고 기존 세입자가 거주 중인 매물에 한해 실거주 의무를 최대 2년까지 미룰 수 있도록 했다.
호가도 조금씩 낮아지는 기색이다.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 전용 84㎡는 지난달 13일 31억2500만원에 거래됐지만, 현재 같은 면적대 매물 가운데 28억~29억원대 호가도 적지 않게 눈에 띈다. 가락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그간 나온 급매는 대부분 1주택자나 고령층의 갈아타기 물량이었는데, 이제는 다주택자도 전세 낀 집을 내놓을 수 있게 됐다"며 "설 연휴 이후 매도 문의가 본격화할 것 같다"고 전했다.
전세 낀 매물의 실거주 의무 예외 적용을 무주택자에게만 허용한 조치도 시장의 관심을 끌고 있다. 사실상 무주택 갭투자를 일시적으로 용인한 셈인데, 관망세를 유지하던 실수요 매수자들이 시장에 뛰어들 유인이 생겼다는 분석이다. KB부동산 월간 통계 기준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은 50.92%로, 강남구(37.7%), 서초구(41.6%), 송파구(39.4%) 등 강남3구와 마포구(48.2%), 성동구(42.9%) 등 한강벨트 주요 지역은 40% 안팎 수준에 머물고 있다.
다만 매물 증가가 집값 하락으로 직결될지는 불투명하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2월 둘째 주(12일 기준) 통계에서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은 0.22%로 전주 대비 0.05%포인트 낮아졌고, 강남구는 0.02%로 보합에 근접했다.
양지영 신한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매물이 늘더라도 가격이 본격적으로 꺾이기보다는 상승세가 둔화하는 수준에 그칠 공산이 크다"면서 "가격이 실질적으로 내리려면 매물이 지속적으로 쌓이는 동시에 이를 받아줄 매수자가 없어야 하는데, 현재는 무주택 실수요층의 대기 수요가 상당한 만큼 매물을 흡수하는 구도가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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