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준혁 넷마블 의장이 코웨이의 배당 성향 상향과 자사주 소각을 결정하며 본격적인 밸류업에 나섰다. 업계에서는 과거 MBK파트너스 시절의 고배당 정책과 방 의장의 성장 중심 경영 전략이 대조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진=코웨이
행동주의 펀드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얼라인)이 코웨이에 3차 주주서한을 보내며 압박 수위를 높인 가운데 업계에서는 코웨이의 성장 중심 경영 전략이 과거 MBK파트너스 시절의 고배당 정책과 대조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방준혁 코웨이 의장은 최근 배당 성향 상향과 자사주 소각을 결정하며 정공법으로 맞섰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얼라인은 지난 13일 코웨이 이사회에 3차 주주서한을 발송했다. 얼라인은 코웨이가 지난 6일 발표한 '주주환원율 40%' 정책에 자사주 매입·소각분이 포함된 점을 지적하며 이를 제외한 순수 현금배당 성향만으로 40%를 채울 것을 요구했다. 감사위원을 겸하는 독립적인 사외이사 후보 2인의 선임을 주주제안으로 상정하겠다고 덧붙였다. 오는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표 대결을 예고한 셈이다.

업계에서는 얼라인의 배당 상향 요구가 자칫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는 격'이 될 수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렌털 업계 특성상 현금 흐름이 완전히 안정화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하게 이익을 배분하는 것보다는 성장 엔진에 재투자하는 게 장기적으로 더 이득이라는 이유에서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과거 MBK파트너스가 대주주였던 시절(2013~2019년) 코웨이는 순이익의 80~90%를 배당했으나 이는 전형적인 사모펀드식 엑시트 전략"이라며 "당시의 고배당이 기업의 장기 성장 동력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당시 코웨이는 내부 현금이 부족한 상황에서도 차입을 통해 배당 재원을 마련했으며 이 기간 연구개발(R&D) 투자가 정체되고 시장 점유율이 하락하는 부작용이 발생했다는 설명이다.
'탈 가전' 전략으로 고단가 체질 전환
넷마블 인수 후 코웨이 연간 실적 추이. /그래픽=강지호 기자
반면 방 의장은 2019년 코웨이 인수 후 배당 성향을 20%대로 하향 조정하고, 확보된 재원을 R&D와 해외 법인 확장에 투입했다. 최근 코웨이는 정수기 렌털 기업을 넘어 '탈(脫) 가전' 행보를 가속화하고 있다. 2022년 론칭한 힐링케어 브랜드 '비렉스'(BEREX)를 통해 안마의자, 스마트 매트리스 등 고단가 시장으로 사업 구조를 재편했다. 이는 단순히 관리 계정 수만 늘리는 양적 성장이 아니라 객단가를 높여 수익성을 개선하는 질적 성장 전략이다. 코웨이는 비렉스 라인업 확대를 위해 공격적인 R&D와 마케팅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이 같은 전략은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 코웨이에 따르면 넷마블 인수 전 2조원대에 머물던 매출은 2025년 4조9636억원을 기록하며 5조 클럽 입성을 목전에 뒀다. 영업이익 또한 2018년 5200억원에서 지난해 8787억원으로 증가했다. 국내외 총 관리 계정 수는 1000만개를 돌파했으며 태국과 인도네시아 등 신규 해외 법인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코웨이 관계자는 "제2의 말레이시아를 발굴하기 위해 동남아 시장에 대한 투자를 진행 중"이라며 "지금은 배당 확대보다 글로벌 시장 점유율 확대를 통해 기업 가치를 높이는 것이 주주들에게 더 큰 이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방준혁 의장은 최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배당 성향을 40%로 상향하고 114만주의 자사주 소각을 결정했다. 지난 11일에는 100억원 규모의 사재를 출연해 장내에서 자사주를 매입하겠다고 공시했다. 행동주의 펀드의 요구에 대응하는 동시에 책임 경영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투자업계는 올해부터 코웨이가 저평가 고리를 끊고 10만원대 주가를 회복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견고한 실적과 주주환원 정책 강화, 금리 인하 효과 등이 맞물려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정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최근 리포트에서 "동남아 3개국 전역 흑자 전환이 고무적"이라며 목표주가를 증권가 최고 수준인 15만원으로 제시했다. 이진협 한화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신규 카테고리 확장으로 성장률을 방어하고 있으며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다"며 목표주가 14만원을 유지해 주가 10만원 선 회복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