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민훈 NH투자증권 디지털사업부 대표. /사진=염윤경 기자
"투자자들이 정보를 찾는 방식 자체가 바뀌었습니다. 플랫폼 경쟁력의 핵심은 정보의 정확성과 시의성입니다."
강민훈 NH투자증권 디지털사업부 대표는 최근 동행미디어 시대와의 인터뷰에서 투자 플랫폼 경쟁력에 대한 생각을 이같이 밝혔다. 강 대표는 NH투자증권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데이터, 플랫폼 인프라 등 디지털 사업 부문 전반을 총괄하는 인물이다.

강 대표는 MTS를 단순한 주문 창구가 아닌 투자 플랫폼으로 규정했다. 콘텐츠, 데이터, AI(인공지능), 인프라가 모두 결합한 구조라는 설명이다.
MTS 환경 변화… 정보 정확성·시의성이 중요
강 대표는 증권사 MTS 환경이 변화했다고 진단하며 "투자자들이 정보를 찾는 방식 자체가 바뀌었다"고 말했다. 투자자들의 정보 획득 경로가 더 이상 증권사 앱에 머무르지 않고 포털 검색과 생성형 AI, 온라인 커뮤니티 등으로 분산됐기 때문이다.


강 대표는 이 같은 환경에서 플랫폼 경쟁력 핵심은 속도와 신뢰라고 짚었다. 그는 "투자자 저변이 넓어지며 정보의 정확성과 시의성이 플랫폼 경쟁력의 핵심이 됐다"고 강조했다.
NH투자증권은 MTS를 나무와 N2 두개로 운영하고 있다. /사진=나무 앱 캡처
이에 NH투자증권은 내부 리서치뿐 아니라 외부 전문 콘텐츠를 함께 활용해 정보 제공 속도와 범위를 동시에 넓히는 전략을 택했다. 투자자들의 체류 경험과 투자 효율을 동시에 높이는 구조다.
고객군 별로 다른 자산관리 전략을 제공하는 전략도 펼치고 있다. 현재 NH투자증권은 MTS를 '나무'와 'N2' 두 개로 운영한다. 나무는 20~40대 투자자가 주 사용층, N2는 50대 이상 전통 고객이 주 사용층이다.

강 대표는 "자산관리 전략도 고객군별로 달라야 한다"며 "한 명이 100억원을 맡기는 구조와 100명이 1억원씩 맡기는 구조는 완전히 다른 사업"이라고 했다. 디지털 리테일은 수많은 고객이 스스로 정보를 탐색하고 판단할 수 있도록 기능·콘텐츠·가이드를 표준화해 제공하는 방식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구체적으로 고령 투자자의 경우 HTS 중심의 거래 습관이 오래 형성돼 있고 변화를 받아들이는 것이 비교적 어렵다. 전화 주문 같은 전통 채널 의존도도 여전히 높다.


강 대표는 "이런 고객군을 하나의 앱에서 젊은 투자자와 동일한 방식으로 흡수하려 하면 사용성 저하와 이탈을 동시에 부를 수 있다"며 "결국 고객군별로 정보 제공 방식과 화면 구성, 주문 동선, 안내 체계가 달라져야 한다"고 플랫폼 분리 운영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MTS 경쟁, 데이터 경쟁력으로 차별화
강 대표는 최근 증권사 MTS 경쟁이 단순 UI·UX(사용자 인터페이스·사용자경험) 변화를 넘어 플랫폼 구조 경쟁 단계로 진입했다고 진단했다. 특히 핀테크 기반 신규 증권사들과 기존 전통 증권사 간의 차이점이 부각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강 대표는 "스쿼드 체계를 도입해 조직 운영 방식에서 경쟁력을 갖췄다"고 말했다. /사진=염윤경 기자
강 대표는 "핀테크 기반 신규 증권사들의 경우 구조 변경이 빠르지만 전통 증권사는 수십 년간 쌓인 시스템이 있다"며 "같은 방식으로 움직이기는 어렵다"고 했다.
다만 강 대표는 전통 증권사의 구조적 경쟁력으로 축적된 데이터 자산을 꼽았다. 오랜 기간 축적된 투자 데이터를 통해 투자자의 매수 및 매도 패턴과 시장 반응 흐름을 입체적으로 판단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강 대표는 "신규 플랫폼은 UI나 편의성에서는 빠르게 따라올 수 있지만 데이터는 하루아침에 쌓이지 않는다"며 "장기간 축적된 거래 데이터를 기반으로 투자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것이 기존 증권사만의 차별화 요소"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데이터 분석은 투자 타이밍 참고 정보나 시장 참여자 흐름 분석 등 고도화된 서비스 구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NH투자증권만의 경쟁력으로는 조직 운영 방식을 꼽았다. NH투자증권은 최근 조직 개편을 통해 스쿼드 체계(서비스 단위 협업 조직구조)를 도입했다.

기획·개발·마케팅·디자인 인력을 하나의 팀으로 묶어 기능 단위가 아니라 서비스 단위로 일하도록 구조를 바꿨다. 강 대표는 "디지털 서비스 경쟁력은 기술보다 속도에서 갈린다"며 "빠르게 실험하고 개선할 수 있는 조직 구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MTS 본질은 신뢰… '돈 버는 앱' 돼야
향후 플랫폼 경쟁 구도에 대해서는 더 근본적인 변화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는 "AI와 API(기능모듈) 기술이 발전하면 앱에 직접 들어오지 않아도 서비스 이용이 가능한 시대가 올 수 있다"며 "앞으로 경쟁은 앱 체류시간이 아니라 얼마나 강력한 API를 갖고 있느냐의 싸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향후 디지털 자산 분야와 MTS의 연결 가능성도 경쟁력으로 부상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인프라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짚었다. 블록체인 기반 자산은 계좌가 아닌 지갑 구조이기 때문에 기존 금융 계정 시스템과 연결하는 작업이 필수라는 설명이다.

강 대표는 "기존 계좌 기반 금융과 블록체인 월렛 시스템을 연결하는 것은 단순 개발이 아니라 인프라 공사 수준"이라며 "기술뿐 아니라 AML(자금세탁방지)·KYC(고객확인) 같은 규제 대응 체계까지 함께 구축돼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강 대표는 MTS 경쟁의 본질을 신뢰라고 정의했다. 그는 "사용자가 플랫폼을 열었을 때 '이 회사가 내 돈을 벌게 해주려고 노력하는구나'라는 인식을 갖게 하는 것이 목표"라며 "편의성 경쟁을 넘어 신뢰 기반 플랫폼이 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