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지난 24일 열린 디지털금융법포럼과 한국인터넷기업협회가 주관한 '디지털자산 거래소 지분 규제에 대한 정책 심포지엄'에서 이같이 진단했다.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가상자산거래소의 대주주 지분율 제한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업계 전문가들은 당국의 대주주 지분율 규제가 법률적 측면에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핵심 주장은 바로 '소급 입법에 따른 재산권 침해' 소지가 있다는 주장이다.
김효봉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는 현재 규제의 논의 상황을 분석하며 헌법적 측면에서 소유 규제의 문제점을 짚었다. 그는" 현재 자본시장 대체거래소에 준해 대주주의 적격성을 심사하고 지분 규제의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면서 "하지만 넥스트레이드와 달리 가상자산거래소는 이미 형성된 시장이라는 점에서 법적 문제가 출발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주주의 지분을 정리할 때 신규 대주주만 규제한다면 효과가 없을 것이고 그렇다면 현행 대주주의 지분을 규제해야 한다"면서 "하지만 현행 헌법상 '소급입법에 따라 참정권 제한 또는 재산권을 박탈당하지 않는다'고 규정하는 점이 문제가 된다"고 설명했다.
김효봉 변호사는 "헌법 13조 제2항의 이 내용은 원칙적으로 재산권 박탈을 금지하고 있다"며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경우는 공익적 필요가 매우 중대하고 입법에 의한 당사자의 손실이 없거나 경미한 경우인데 현재 가상자산 거래소의 지분율 제한 추진은 예외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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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 거래소, 공익 '인프라 기관' 아냐… 새로운 규제, 충분한 논의와 향후 시장 영향 면밀히 검토해 이뤄져야"━
김 변호사는 지분 규제는 법률이 지녀야 할 과잉금지 원칙을 지키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가상자산 거래소는 국가 기간산업을 영위하는 '인프라 기관'이 아니므로 지분 규제라는 '목적의 정당성'이 충족되지 않고 과잉금지 원칙도 지키지 못했다는 논지다.
그는 "가상자산 거래소가 인프라 기관이 되려면 공익적인 목적을 지니는가 봐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면서 "코인은 전기나 수도처럼 불가피하게 반드시 사용해야 하는 자산도 아니고 부도 시 공적 구제가 규정된 기관도 아니다"고 지적했다.
김효봉 변호사는 "은행이나 증권거래소는 대출을 통해 신용을 창출하고 자본을 조달하는 중대한 기능을 지니고 있어 망가지면 국가 경제에 막대한 파급효과를 가져온다"면서 "하지만 가상자산은 거래소 하나가 문을 닫는다 쳐도 전 세계 모든 거래소에서 같은 코인을 거래하므로 다른 거래소라는 대체수단이 있다"고 설명했다.
산업적 측면에서의 우려도 있었다. 새로운 규제의 선례가 생겨난다면 창의적인 기업활동을 저해할 수 있다는 것. 김 변호사는 "인프라 기관은 법에 정의된 것이 아니라 사회의 발전에 따라 자연스럽게 생겨난다"면서 "만약 특정 기업을 인프라 기관으로 지정하고 지분 보유 한도를 규제하는 선례가 만들어진다면 향후 산업에도 악영향을 가져올 것"이라 지적했다.
즉 가상자산 거래소와 같은 새로운 혁신적인 기업의 설립자 지분을 강제로 제한한다면 향후에 새로운 기업을 세우고 도전하려는 기업가들의 의욕을 저해한다는 논리다. 그는 "이렇게 되면 기업가들은 한국이 아닌 다른 국가를 대안으로 생각할 것"이라며 "창의적인 사업과 아이디어를 한국 내에 유치하기도 어려워질 것이 우려된다"고 했다.
김효봉 변호사는 가상자산 거래소의 지분 문제와 규제 필요성 자체는 동의했다. 하지만 충분한 논의를 통해 규제의 목적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거래소의 지분 소유 규제 입법이 성급하게 이뤄지면 향후 국가적으로 큰 비용을 지불할 수 있다"며 "소유 규제가 우리 법제에서 가능한지, 그리고 이 선례가 우리 국가와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헌법과 현행 법률 등을 다각적으로 분석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 변호사는 "감독 당국이 정말로 우려하는 부분이 무엇인지 명확해야 한다"면서 "또한 전문가 집단이 논의를 통해 충분히 분석한 다음 일률적인 지분 규제가 아닌 적절하고 피해가 최소화되는 대안을 내놔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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