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업계에 따르면 MBK·영풍은 최근 고려아연을 대상으로 이사의 총주주 충실의무 정관 반영, 집행임원제 도입, 발행주식 액면분할 등을 골자로 하는 주주제안을 제출했다. 액면분할을 통해 주식 유동성을 높여 개인투자자 접근성을 제고하고 집행임원제로 감독과 집행을 분리해 책임경영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업계에서는 관련 주장에 대해 '모순된 논리'라는 반응을 보인다. 이들은 지난해 1월 고려아연 임시주주총회에서 집행임원제 도입을 제안했다. 고려아연은 제안을 수용했지만 정작 주주총회에서 부결됐다. 당시 지분율과 찬성률 등을 따져보면 MBK·영풍이 스스로 제안한 안건을 반대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MBK·영풍은 액면분할에 대해선 더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같은 임시주주총회에서 고려아연 현 경영진 주도 아래 액면분할 안건이 가결됐으나 MBK·영풍은 주주총회 효력 가처분을 제기하고 해당 안건을 포함하면서 '액면분할'을 막아섰다. 고려아연은 가처분 결과에 이의제기 및 즉시항고 등 법적 절차를 이어갔다. 해당 안건은 현재까지도 대법원에 계류 중이다.
과거에도 비슷한 일이 반복됐었다. 지난해 말 고려아연이 발표한 미국 통합 제련소 건설(크루서블 프로젝트)과 관련해 일관성 없는 모습을 보여서다. 크루서블 프로젝트를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프로젝트의 핵심사안인 미국 정부·투자자 대상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막기 위해 법원에 가처분을 신청한 게 대표적이다.
특히 MBK·영풍은 가처분이 기각된 이후 '테네시주 핵심광물 제련소에 대한 외국인 투자 관련 소통'을 이유로 미국 내 글로벌 로펌을 현지 로비스트로 선임하기도 했다. 이들은 "현지 이해관계자와 정확한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 최대 주주의 책임"이라며 크루서블 프로젝트 지원 차원임을 강조했다. 그러나 회사 측이나 현 경영진, 이사회 측과 소통 없이 독자적으로 로비업체를 선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 크루서블 프로젝트에 대한 견제 차원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고려아연 측은 얼마 전 발생한 이슈를 계기로 MBK·영풍의 도덕성도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지난 23일 개최된 고려아연 이사회에 참석한 MBK·영풍 측 인사들은 고려아연이 이사회 내용을 공시하기 이전에 핵심 내용을 보도자료 형태로 배포했다. 이는 '이사 및 감사 등의 비밀준수의무'를 규정한 상법 제382조4를 위반한 행위다. 해당 규정에 따르면 이사는 재임 중은 물론 퇴임 이후에도 직무상 알게 된 회사의 영업상 비밀을 외부에 누설해서는 안 된다.
IB업계 일각에서는 MBK·영풍 측이 '적대적 M&A'에만 매몰돼 비슷한 행태를 되풀이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재계에서는 유사한 일들이 반복되면서 고려아연 경영에 혼선이 초래되는 것을 넘어 시장에도 부정적 영향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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