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에너지밀도 중요성이 높아지며 리튬메탈 배터리 상용화를 위한 업계의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그래픽=챗GPT 생성이미지
국내 배터리셀 3사(삼성SDI·LG에너지솔루션·SK온)가 리튬메탈 배터리를 중장기 핵심 기술로 점찍고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에너지 밀도가 높고 배터리 경량화와 소형화에 적합해 활용도가 높기 때문이다. 기술적 난제가 존재하는 만큼 이를 먼저 풀어내는 기업이 시장 주도권을 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산과 전기차 성능 경쟁이 맞물리며 고에너지 밀도 전지인 리튬메탈 배터리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리튬메탈 배터리는 핵심 요소인 음극을 흑연에서 리튬 금속으로 대체한 전지다. 흑연은 372mAh/g의 이론 용량을 보유한 반면 리튬메탈의 이론 용량은 3860mAh/g으로 약 10배 이상 차이 난다. 단위 질량당 저장할 수 있는 전하량이 더 큰 만큼 같은 공간과 무게에서 더 많은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다. 배터리 무게와 부피를 줄이는 데도 유리해 소형 가전, 웨어러블 기기 등에도 적합하다고 평가받는다.


다른 배터리와 비교해 충전도 빠르다. 기존 배터리는 충전 시 리튬이온이 흑연 내부의 틈새로 들어가 저장되지만 리튬메탈 배터리는 음극이 리튬금속이기에 바로 표면에 금속 형태로 달라붙기 때문이다.

성능과 활용성이 좋음에도 리튬메탈 배터리 상용화가 지연되는 이유는 '덴드라이트'란 난제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덴드라이트는 충전 과정에서 음극 표면에 리튬이 뾰족한 나뭇가지 모양의 결정체로 자라나는 현상이다.

해당 현상은 급속 충전 시 리튬이 균일하게 퍼지지 못하거나 음극 표면의 미세한 돌출부에 입자가 걸리며 발생한다. 특정 지점에 쌓인 입자 위에 다른 입자들이 계속 쌓이며 뾰족한 형태가 된다. 배터리 내부에서 덴드라이트 크기가 커지면 분리막이 손상되고 양극과 음극이 만나 급발열하거나 발화·폭발로 이어질 수 있다.


수명이 짧아지기 쉽다는 점도 단점이다. 배터리는 충전 시 리튬이 표면에 쌓였다가 사용하면서 녹는 과정을 반복하는데 리튬메탈 배터리는 덴드라이트 현상으로 리튬이 불규칙하게 자라 용해되지 못한다. 이른바 '죽은 리튬'이 빠르게 늘어나면서 사용할 수 있는 리튬이 줄어 용량과 수명이 감소한다.

배터리 업계는 리튬메탈 배터리의 안정성과 수명 문제를 해결하고 상용화를 앞당기기 위해 연구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삼성SDI는 이달 미국 컬럼비아대와의 공동연구로 덴드라이트 현상을 억제하는 불소 기반 겔 고분자 전해질을 개발했다. 겔 형태 전해질은 기존 액체보다 점성이 높아 리튬이 뾰족하게 자라는 현상을 줄여준다. 여기에 불소 성분이 단단한 보호막을 형성해 리튬이 균일하게 쌓이도록 유도해 덴드라이트 현상을 줄였다.

LG에너지솔루션은 카이스트와 리튬메탈 표면에 불균일성을 줄이는 신규 액체 전해액을 공개했다. 충전 과정에서 리튬이 특정 지점에 몰려 자라지 않도록 전해액 조성을 설계해 계면 안정성을 높여 덴드라이트 성장을 억제했다. 계면 안정성은 리튬과 전해질이 맞닿는 표면이 얼마나 안정적인지를 의미한다.

SK온은 대전 미래기술원 내 전고체 배터리 파일럿 플랜트 일부 라인에서 리튬 메탈 배터리를 개발하고 있다. 한양대와 협력해 리튬메탈 음극 표면의 불균일한 무기물 층 정리, 보호막 형성 등 수명·안전성 개선을 위한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성능은 좋지만 풀기 어려운 문제들이 있어 리튬메탈 배터리가 쉽사리 상용화되지 못하고 있었다"며 "배터리사들이 연구개발에 매진하는 만큼 문제 해결 시 중장기 핵심 사업이 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