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중동 내 석유·가스 시설 등을 공격하며 보복에 나선 가운데 에쓰오일에 직접적인 피해가 번질거란 해석이 나온다. 사진은 울산 온산국가산업단지에서 에쓰오일의 샤힌 프로젝트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에쓰오일
이란의 중동 에너지 인프라 공격이 S-Oil(에쓰오일) 실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원유 대부분을 최대주주인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로부터 조달받고 있어 현지 시설에 공격이 가해질 경우 원유 수급에 차질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대규모 투자 사업인 샤힌 프로젝트에도 부담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4일 외신 등에 따르면 아람코의 동부 페르시아만 연안 라스 타누라 정유공장은 이란의 드론 공격을 받아 가동이 일시 중단됐다. 해당 공장은 하루 약 55만 배럴 규모의 정제 능력을 갖춘 주요 정유시설로 원유 정제와 제품 수출의 핵심 거점이다.

미국·이란 전쟁이 확전 양상을 띠면서 중동 내 석유·가스 시설 등 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추가 타격 가능성이 제기된다. 중동은 세계 원유 공급의 핵심으로 정유시설·유전·수송로 등이 파괴되면 국제 유가와 물류비용이 상승해 글로벌 경제 전반에 충격을 줄 수 있다. 하루 원유 생산능력 약 1200만 배럴 수준을 갖춘 아람코는 이란의 핵심 타깃이 될 가능성이 높다.


아람코 정유 시설이 추가 공격을 받을 경우 에쓰오일 원유 수급에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에쓰오일은 최대주주 아람코와 2012년 20년 장기계약을 맺고 제품 생산에 필요한 원유를 80~90%가량 공급받고 있다.

원유 공급이 줄면 제품 생산량이 떨어져 실적 악화로 이어진다. 단기적으론 현 보유 재고로 수급 차질에 대응할 수 있지만 장기화되면 가동률을 낮출 수밖에 없다. 가동률 하락은 고정비 부담 확대로 이어지고 휘발유·경유 등 석유제품 생산량이 줄어 수익 기반이 약해진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원가 상승 우려도 존재한다. 이란은 통과하는 모든 선박을 불태우겠다며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선언했다. 해당 해협은 전 세계 해상 원유 수송량의 약 20%가 지난다. 해당 해협을 통해 아람코로부터 원유를 수급받던 에쓰오일은 우회 운송 등으로 물류비 부담이 늘 수 있다. 업계에선 해협 봉쇄 시 운임비가 최대 80%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에쓰오일의 원유 수급 문제가 장기화되면 올해 6월 기계적 완공을 앞둔 샤힌 프로젝트에도 영향을 미친다. 샤힌 프로젝트는 에쓰오일이 울산 온산국가산업단지에 9조여원을 투자해 짓는 대형 석유화학 단지다. 원유를 나프타·LPG 등 석유화학 원료로 전환하는 TC2C 설비와 이를 기반으로 에틸렌·프로필렌 등 기초유분을 생산하는 대형 스팀크래커가 해당 프로젝트의 핵심 설비인 만큼 원유 도입 차질이 길어지면 가동률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단기적으론 보유 재고로 대응 가능해 영향이 제한적이지만 원유 수급 차질이 발생할 경우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