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CNN 등 외신에 따르면 IRGC 사령관의 보좌관인 에브라힘 자바리 소장은 이란 국영방송에서 "호르무즈 해협은 폐쇄됐고 통과하려는 선박이 있다면 IRGC 해군과 정규군의 영웅들이 불태울 것"이라며 "그들이 궁지에 몰렸다는 압박을 느낄 때까지 우리는 이 지역에서 석유가 수출되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IRGC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한 직후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나선 상태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석유 수송량 27%가 통과하는 길목으로 하루에 약 2000만배럴의 원유 및 석유가 오간다. 해협이 막히게 되면 원유 수급이 불안정해지면서 국제유가가 치솟는다.
실제 전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 대비 4.21달러(6.28%) 급등한 배럴당 71.2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ICE선물거래소에서 5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6.7% 상승한 배럴당 77.74달러로 마감했다.
사태가 길어질수록 국제유가 오름세가 지속되면서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설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상황이다. 특히 한국은 원유의 70.7%, 액화천연가스(LNG)의 20.4%를 중동에서 수입하는 만큼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인해 전방위 산업에 피해가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다.
정유업계는 직접적인 타격이 예상된다. 일반적으로 국제유가 상승은 정유사가 미리 사둔 원유의 재고평가 가치가 상승해 실적 상승으로 이어지지만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유가 상승은 원유수급의 차질로 인햐 원가 상승 압박을 받게된다.
유가 고점 시기에 새로 원유를 들여 오게 되면 향후 가격 조정 시기에 재고평가 손실이 발생할 수도 있다. 특히 가격 부담을 느낀 소비자들이 석유제품 소비를 줄이게 되면서 전반적인 수요 감소로 정제마진이 하락하고 결국 정유사업의 수익성이 둔화한다.
원유를 정제할 때 생기는 나프타를 기초 원료로 사용하는 석유화학 업계도 국제유가가 상승할수록 원가부담이 커지게 된다. 수익성이 떨어지게 되면 생산시설 가동을 줄여야하는데 최근 구조조정으로 통폐합과 감축에 나서고 있는 석화헙계의 부담이 더욱 커질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연료비 비중이 높은 항공업과 해운업도 고유가로 인한 수익성 둔화가 우려된다. 오만 주요 항만을 경유하는 대체 루트도 활용 가능하지만 비용 측면에서 상당한 부담이 예상된다. 우회 시 기존 해상운임 대비 최대 50~80%의 추가 비용이 발생하고 육로 운송·국경 통관 등으로 운송 기간도 3~5일 지연될 수 있다. 심지어 지금처럼 중동 전역에서 전면전이 확산되면 우회 경로의 실질적인 가동 여부도 불확실하다는 지적이다.
가전업계도 비상이 걸렸다. 경기침체 장기화에 따른 수요 부진 등으로 가전업계의 수익성이 둔화된 상황에서 물류비가 급등할 경우 결국 이익이 감소해 실적이 크게 악화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제조업계 전반에 걸친 타격도 우려된다. 한국무역협회는 유가가 10% 오를 경우 제조업의 비용이 평균 0.67% 상승한다고 분석한 바 있다.
현재 정부는 원유와 석유 제품 208일분을 비축해놓은 상태이지만 사태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르는만큼 추가적인 대책마련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국내외 에너지시장 및 금융시장을 24시간 모니터링하는 한편 이상징후 발생시 관계기관 간 공조 하에 '100조원+α' 규모의 시장안정 프로그램을 활용해 필요한 조치를 신속히 하기로 했다. 또한 사태 장기화에 대비해 중동 외 물량 확보도 추진하는 한편 중소·중견기업에 대해 20조3000억원 규모의 금융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할 방침이다.
이형일 재정경제부 1차관은 "중동 상황의 불확실성이 큰 만큼 관계기관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양상 변화를 면밀히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며 "중동 상황이 진정세를 보일때까지 관계기관 합동 비상대응반회의를 매일 개최해 향후 상황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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