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미콘 업체들은 가격을 올리지 않으면 원가 부담을 감당하기 어렵다고 호소하고 있지만, 건설사들은 주택 경기침체와 공사비 부담이 누적된 상황에서 인상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견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수도권 레미콘 제조업체 실무자 모임인 영우회는 이번 주 건설사 자재 담당자 모임인 대한건설자재직협의회(건자회)와 만나 레미콘 가격을 ㎥(세제곱미터)당 8500원(8.9%) 인상해야 한다는 의견을 재차 전달할 예정이다.
이달 초 열린 1차 가격 협상에 이어 진행되는 2차 협상에서도 현재 ㎥당 9만5500원인 레미콘 가격을 10만4000원으로 올려야 한다는 기존 태도를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건자회 역시 레미콘 가격을 현재 ㎥당 9만5500원에서 8만8500원으로 낮춰야 한다는 기존 태도를 유지할 방침이다.
레미콘은 시멘트 등 원재료 가격과 건설 경기의 영향을 동시에 받는 대표적인 건설 자재다.
시멘트·골재 가격과 운송비, 인건비 등이 오르면 레미콘 제조업체들은 가격 인상을 요구하게 된다. 반면 건설업계는 주택 경기침체와 공사비 부담이 누적된 상황에서 추가 인상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견해다.
이 때문에 레미콘 가격을 둘러싼 제조업체와 건설사 간 갈등은 매년 협상 때마다 반복되고 있다.
레미콘 업체들은 최근 시멘트 가격 상승과 운송비·인건비 증가로 원가 부담이 크게 늘었다고 설명한다.
레미콘은 공장에서 생산한 뒤 일정 시간 내 현장에 운반해야 하는 특성상 믹서트럭 운송비 비중이 높아 유류비 영향을 크게 받는다.
특히 최근 중동 정세 불안으로 국제 유가와 해상 운임 변동성이 커지면서 원가 부담이 더욱 확대됐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실제 미국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2.2% 상승해 배럴당 100.83달러(약 15만1144원)를 기록했다. WTI는 장중 101달러(약 15만1399원)를 넘었다. 국제유가 기준인 브렌트유도 배럴당 106.17달러(약 15만9148원)로 약 3% 상승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란 주요 원유 수출 거점인 하르그섬 석유 시설 타격 가능성 경고가 국제유가 100달러대 돌파에 영향을 미쳤다. 컨테이너 운임도 상승 행렬 중이다. 지난 13일 발표된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1710.35였다. 일주일 전보다 221.16포인트 오르며 8개월 만에 1700대에 진입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호르무즈 해협 봉쇄의 직격탄을 맞은 중동 노선 운임은 1TEU(20피트 컨테이너)당 3220달러를 보여 이례적으로 미주 동안 노선을 추월했다.
레미콘 업계 관계자는 "유가 상승으로 시멘트와 레미콘 등 건설 자재 운송에 차질이 생기고 공사가 멈추면 건설 현장을 넘어 산업 전반으로 충격이 확산할 수 있어 대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반면 건설업계는 레미콘 가격 인상 요구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최근 주택 경기 침체로 신규 착공과 분양이 줄어든 데다 철근과 시멘트 등 주요 건설 자재 가격 상승으로 공사비 부담이 이미 크게 늘었다는 이유에서다.
업계에서는 건설 경기 부진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레미콘 가격까지 오를 경우 건설사들의 수익성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주택 경기 침체로 신규 사업이 줄어든 상황에서 자재비까지 계속 오르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레미콘 가격이 추가로 인상되면 건설사들의 수익 구조가 더욱 악화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존중받는 개인, 부강한 대한민국’ 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