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는 17일 서울 강남구 GS타워에서 열린 제49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지배구조 개선과 주주 환원 강화를 골자로 한 상정 안건을 모두 원안대로 가결했다.
이날 주총을 계기로 정 회장은 여덟번째 사내이사 연임 기록을 세웠다. 정 회장은 2002년 현대모비스 사내이사로 처음 발을 들인 이후 2019년 대표이사 취임, 2020년 그룹 회장 승진을 거치며 모비스를 그룹 미래 전략의 핵심 축으로 성장시켜 왔다. 이번 재선임으로 정 회장은 향후 3년의 임기를 더해 총 27년간 모비스 경영에 참여하게 된다.
현대모비스 이사회는 정 회장의 재선임 사유로 "미래 혁신 비전을 제시하고 수익성 중심 경영을 통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한 점"을 꼽았다.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매출 61조1181억원, 영업이익 3조3575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의 실적을 기록하며 정 회장 체제 아래 견고한 성장세를 증명했다.
정 회장의 재선임은 현대모비스가 단순 부품 제조사에서 '스마트 모빌리티 혁신 기업'으로 전환하는 데 가속도를 붙일 전망이다. 로보틱스 분야는 정 회장이 점찍은 핵심 신사업이다. 차량 조향 기술을 응용한 로봇 액추에이터 생산 등 자동차와 로봇의 기술적 유사성을 극대화해 보스턴다이내믹스 등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와 인공지능(AI) 기반 모빌리티 전략에 집중하며 사업 구조를 고도화하고 있다. 이규석 현대모비스 사장은 이날 주총에서 "로보틱스 부품사업은 자동차 부품 체제와 기술적인 유사성이 높고 아직 압도적인 시장의 지배력이 없는 분야"라며 "우리가 그간 축적한 구동 그리고 제어 기술, 또 양산 제조 노하우에 기반해서 로봇 원가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액티베이터 생산에 우선 집중하고 점차 센서와 제어기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주총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정관 제34조(이사의 의무) 개정이다. 현대모비스는 기존 '법령과 정관의 규정에 따라 회사를 위하여 그 직무를 충실하게 수행하여야 한다'는 문구에 '주주의 이익을 보호하고'라는 문구를 추가했다. 최근 상법 개정 논의의 핵심 쟁점인 '이사의 주주에 대한 충실 의무'를 선제적으로 수용한 조치다. 대주주뿐 아니라 소액 주주의 권익까지 이사회가 책임지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현대모비스는 주총을 통해 그간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들이 지적해온 지배구조 취약점을 정면 돌파했다. 우선 '집중투표제 배제 조항'을 삭제했다. 집중투표제는 이사를 선임할 때 주당 1표가 아닌 선임 이사 수만큼의 투표권을 한 후보에게 몰아줄 수 있는 제도로 소액 주주의 목소리를 이사회에 반영할 수 있는 대표적인 장치다.
이사회 독립성 제고를 위한 내부 통제 시스템도 손봤다. 감사위원회 구성을 강화하고 사외이사 선임 구조를 개편해 이사회가 경영진을 실질적으로 견제할 수 있는 구조를 구축했다. 특히 이사 보수한도 승인 과정의 투명성을 높여 경영 효율성과 책임성을 동시에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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