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전국삼성전자노조·삼성전자노조동행 등으로 구성된 공동투쟁본부는 지난 9일부터 전제 조합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이날 오후 2시 종료한다.
과반 찬성을 얻어 쟁의권을 확보하면 5월21일부터 6월7일까지 총파업에 돌입한다. 파업이 실제 이뤄지면 2024년 이후 2년 만이다.
노조가 총파업을 추진하는 이유는 성과급을 둘러싼 입장차 때문이다. 노조는 앞서 8차례 본교섭과 중앙노동위원회 조정 절차 등을 거치는 과정에서 OPI 산정 기준을 투명화하고 특히 연봉의 50% 상한 규정을 폐지할 것을 요구해왔다. 회사의 성과를 확실한 보상으로 돌려달라는 것이다.
동종 업계 경쟁자인 SK하이닉스 노사의 성과급 합의가 삼성전자 노조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앞서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노사 합의를 통해 성과급인 초과이익분배금(PS) 지급 한도인 기본급의 최대 '1000%·연봉의 50%'를 폐지하고 영업이익의 10% 전체를 성과급으로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산정 금액의 80%는 당해 지급하고 나머지 20%는 2년에 걸쳐 10%씩 이연 지급하는 방식이다.
이를 기반으로 SK하이닉스는 역대 최고 수준의 성과급을 지급했다. 연봉이 1억원인 SK하이닉스 직원은 성과급으로만 1억4820만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는 인공지능(AI) 메모리 수요 급등으로 영업이익이 급격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성과급 규모도 더욱 늘어날 것이란 관측이다.
삼성전자 노조는 요구안을 반드시 관철하겠다는 각오다. 반면 사측은 노조의 요구를 수용할 경우 사업부 간 실적 차이에 따라 OPI 지급 격차가 커지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이유로 난색을 표하고 있다.
삼성전자 노조의 파업이 현실화하면 파장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현재 삼성전자는 글로벌 수요 회복과 AI 확산에 따른 고성능 메모리 수요 증가로 실적 상승 흐름을 타고 있다. 이러한 호황이 향후 수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만큼 대규모 투자와 기술 경쟁력 강화가 중요한 시점이다.
하지만 총파업이 발생하면 생산 차질은 물론 납기 지연, 고객 신뢰 하락 등 연쇄적인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메모리 반도체는 글로벌 공급망과 긴밀하게 연결돼 있어 단기간의 생산 감소도 시장 점유율과 가격 변동에 민감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투자 측면에서도 부정적인 요인이 될 수 있다. 최근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감으로 삼성전자 주가가 20만원대를 오르내리고 있지만 파업 리스크가 부각될 경우 투자심리가 위축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해외 투자자들은 노사 안정성을 중요한 투자 판단 요소로 고려하는 있어 이번 사안이 장기화될 경우 기업 가치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노노 갈등도 문제다. 스마트폰·가전 등을 담당하는 디바이스경험(DX)부문 직원들은 이번 노조의 요구안이 반도체사업(DS)부문에 집중돼있다며 박탈감과 불만을 호소한다. 삼성전자 초기업노조 가입자 비중을 보면 78% 가량이 DS부문이다. 노조가 주장하는 OPI 상한 폐지는 사실상 반도체 사업부에만 유리한 조건이 될 것이란 게 DX부문 직원들의 견해다.
업계 관계자는 "보상이 지나치게 양극화하면 사업부문간 갈등이 커질 수밖에 없어 조직 결속력이 와해될 것"이라며 "메모리 초호황기에 삼성전자를 넘어 한국 반도체 산업 경쟁력이 약화하지 않도록 극단적인 대립 보다는 대화를 통한 타협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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