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번째 쓰나미는 1990년대 후반 인터넷의 등장이었습니다. 인터넷 언론이 앞다투어 생겨나면서 경쟁이 치열해졌습니다. 선정적 보도 경쟁 속에 신뢰가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두번째 쓰나미는 2000년대말 등장한 스마트폰입니다. 누구나 스마트폰으로 정보를 생산하고 유통했습니다. 모두가 저마다의 언론이 되었기에 기존 미디어들은 생존경쟁에 직면했습니다. 언론사들은 공공성을 잃어버리기 시작했습니다. 세번째 쓰나미는 AI입니다. 구글이 검색창에 Gemini를 포진한 이후를 '제로 클릭(Zero Click)' 시대라 부릅니다. 기존의 뉴스사이트를 아무도 클릭하지 않을 것이라는 경고입니다. 미디어 생태계가 사라질 위기에 처했습니다.
언론의 추락은 언론인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공동체의 위기, 민주주의의 위기입니다. 언론이 제 역할을 못한 결과 여론의 양극화가 심각해지고, 갈등과 대립이 첨예해지고 있습니다. 건강한 공동체가 되려면 구성원들이 서로를 인정하고 화합해야 합니다. 그러자면 정확한 정보를 공유해야 하고, 서로 대화하고 타협해야 합니다.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대화의 통로 역할을 맡는 것이 언론입니다. 기술 발전을 탓할 수는 없습니다. 기술의 도전에 언론이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습니다. 많은 언론들이 생존이란 핑계 아래 신뢰를 상실해왔습니다. 짠 맛을 잃은 소금처럼 온갖 집단으로부터 무시당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전세계적 현상입니다만 특히 우리나라가 심각합니다.
<동행미디어 시대>는 '언론의 공공성 회복' 프로젝트입니다. 독자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건전한 공론의 장을 마련하고자 합니다. 정확한 정보제공은 양극화된 집단들이 서로 공유할 수 있는 생각의 기반을 넓혀줄 것입니다. 그같은 공감대 위에서 갈등을 풀어갈 수 있는 공론장을 마련하겠습니다. 저는 이같은 <시대>의 소명에 공감해 지난해 11월 '머니S 고문'이란 타이틀로 프로젝트에 참여했습니다. '머니S'는 지난 2월 1일 <시대>로 제호를 변경했습니다. 지난 몇달간 사내외로 많은 사람을 만나 <시대>의 철학과 소명을 설명하고 자문을 얻었습니다. '머니S' 편집국 기자들이 <시대>로의 변신에 대한 기대와 의욕을 보여주었기에 용기백배할 수 있었습니다.
외부에서 동지들이 합류했습니다. 정용관 전 동아일보 논설실장이 주필이 되어 논설위원실을 만들었습니다. 채인택 전 중앙일보 국제전문기자가 논설위원으로, 이상복 전 Jtbc 보도국장이 논설위원 겸 미디어랩 소장으로 영입됐습니다. 미디어랩은 동영상 콘텐츠를 만들게 됩니다. 소수지만 정예인 논설위원들이 매일 사설을 출고하고 있습니다. 각계 전문가를 칼럼니스트로 초빙해 오피니언면이 풍성한 공론장으로 자리잡아가고 있습니다.
구체적인 제도의 개선 방안을 모색할 제도혁신연구소를 만들었습니다. 이상언 전 SPC 부사장이 제도혁신연구소장, 이무영 전 트러스톤자산운용 헤지펀드본부장이 부소장을 맡았습니다. 연구소는 편집국과 협업하면서 시대의 아젠다를 발굴하고, 이를 공론에 부치는 포럼 등 행사를 주관합니다.
쓰나미는 끝 없이 밀려올 것입니다. <시대>는 '존중 받는 개인, 부강한 대한민국'이란 모토를 지향점 삼아 흔들림 없이 나아가겠습니다. 민주주의 공동체를 지탱할 '숙의 미디어' 역할을 자임합니다. 발행인으로서 그 무게를 기꺼이 견뎌내고자 하는 다짐으로 이 글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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