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식 투자자의 뇌리에 코스피는 1부리그, 코스닥은 2부리그로 각인된 상황이다. 정부는 전체 증시 활성화와 함께 코스닥의 질적 발전을 위한 행보에 속도를 내려는 것이지만 부실한 상장 기업이라는 '낙인 효과'를 씌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3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이억원 위원장은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주재한 '자본시장 안정과 정상화 간담회'에서 코스닥 시장을 1·2부 리그로 나눠 승강제 시스템으로 개편하는 내용의 자본시장 체질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기업 단계별로 시장을 세분화 시켜 '성장 사다리'가 되겠다는 취지다.
이 위원장이 이 같은 개편안을 내놓은 것은 정부의 국내 증시 활성화 정책과 궤를 같이 하는 동시에 코스피 보다 상대적으로 관심이 낮은 코스닥의 가치를 끌어올려 국내 증시 전체의 품질을 높이겠다는 전략이 깔렸다.
이 위원장은 코스닥을 혁신기업의 '성장사다리'로 개편하기 위해 가칭 ▲프리미엄(시총 상위 대형 성숙기업) ▲스탠더드(코스닥 일반 스케일업 기업) ▲관리군(상장폐지 우려·거래 위험기업 등)으로 나눠 승강제를 운영할 방침이다.
이 같은 전략은 기업 성장 단계에 맞춰 증시를 개편한 미국 나스닥의 캐피탈·글로벌·실렉트, 일본의 프라임·스탠더드·그로스 등이 참고 됐다.
프리미엄에는 약 80~170개 기업이 포함될 예정이며 이 가운데 최우수 기업 대상의 전용 지수도 개발하고 ETF(상장지수펀드)를 연계해 투자 기반을 넓히겠다는 복안이다.
권범석 삼성증권 연구원은 "정부 정책의 방향성은 미래가 유망한 성장주는 많이 상장하고 부실 기업은 신속히 퇴출하는 구조"라며 "이 같은 정책이 현실화되면 코스닥 재무 건전성은 증가하고 밸류에이션 부담은 완화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반대 목소리도 있다. 우열한 기업에겐 긍정적 효과가 기대되는 반면 이른바 하위리그로 떨어지는 기업은 반등을 위한 기폭제로 작용하지 못하고 투자자에게 '기피 기업'으로 낙인을 씌워 오히려 투자금이 줄어 들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기업마저 호시탐탐 코스피 이전 상장을 추진하는 등 자본력 확대를 위해 탈출을 노리는데 승강제를 도입해 '부실기업' 낙인이 찍히면 돈줄이 마르고 기업 경영이 위축될 수 있다"고 짚었다. 이어 "정부의 코스닥 체질 개선을 위한 정책 취지는 공감하지만 기업에 등급을 매겨 낙인을 찍는 방법 보단 도약의 발판을 마련 할 수 있는 정책 보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금융위도 이번 개편에서 지적된 한계를 보완할 계획이다. 단순히 우량기업을 부각시키는 데 그치지 않고 차별화된 시장 구조를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고영호 금융위 자본시장과장은 "국민들이 코스닥에 잘 들어오지 않는데 프리미엄을 만드는 것 자체가 (부실 기업을)한 번 걸러 안심하고 투자하라는 콘셉트"라고 설명했다.
이어 "시장 분리에 준하는 요건으로 진입 요건도 강하게 정할 예정"이라며 "분기마다 평가해 운영할 생각이고 지수나 ETF 쪽에서도 정책적 역량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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