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전세난이 심화하는 가운데 경기 안양·광명·용인·하남 등에서 집값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대출 규제와 높은 집값 탓에 '탈서울'이 가속화하고 있다. 사진은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시내 아파트와 주택가. /사진=뉴스1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 부활이 오는 5월9일 시행되며 서울에서 경기로 이주하는 움직임이 빨라졌다. 임대 물량이 매매시장에 대거 등장하고 전세난이 심화되며 탈서울을 부추기는 것이다. 구리·하남·광명 등 서울 경계의 경기도 주택을 매수해 내 집 마련에 나선 실수요자도 많아진 것으로 보인다.
8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2월 경기 아파트 매수자 1만3576명 중 서울 거주자는 2088명으로 전체의 15.4%를 차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8%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법원 등기정보광장에서 지난 1월 경기도 내 집합건물(아파트·오피스텔 등)을 매수하고 소유권 이전 등기를 신청한 사람 중 서울에 주소지를 둔 사람의 비율은 14.61%로 2022년 11월(14.83%) 이후 가장 높았다. 지난 2월 해당 비율은 13.41%로 소폭 하락했지만 지난달 14.38%로 다시 상승했다.


이 같은 현상은 전·월세 매물 감소와 가격 상승에 주거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집값이 낮은 경기도로 수요가 몰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부동산빅데이터업체 아실(아파트 실거래가)에 따르면 전날 기준 서울 강북구의 전세 매물은 136개로 집계돼 전년(1303개) 대비 약 89.6% 감소했다. 노원구는 전세 매물이 215개로 전년(1191개) 대비 약 81.9% 감소했다. 도봉구(494개→155개) 성북구(1303개→136개) 등 실수요자 밀집 지역 전세 매물들이 대체로 줄었다.

서울 인구의 경기도 유입에 따라 경기 주요 지역의 집값도 상승세를 보인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 1분기 아파트 매매가격이 많이 오른 6곳은 전부 경기도다. 용인 수지의 1분기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년동기대비 6.44% 오르면서 상승률이 가장 높고 ▲안양 동안(5.19%) ▲구리(4.03%) ▲성남 분당(3.98%) ▲하남(3.86%) ▲광명(3.84%) 순으로 나타났다. 서울의 집값 상승률(2.15%)을 최대 3배 수준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서울 전세난이 경기도의 매수세를 부추기고 있다고 진단했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경기 위성도시들의 전·월세 물건이 부족해 매매 수요로 전환되는 것으로 보인다"며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시행 후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 인상이 추진되면 수도권 전세난이 더 심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