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취 중 각성에 대한 우려가 주목된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는 무관함.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전신 마취를 앞두고 있다면 한 번쯤 수술 도중 "마취가 깨면 어떡하지"라는 상상을 해볼 법하다. 마취 도중 의식이 깨 외부 자극을 인지하거나 기억하는 현상을 마취 중 각성이라고 부르는데 기본 원칙만 잘 지켜도 발생 가능성이 줄어드니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10일 서울대학교 병원에 따르면 마취 중 각성이 발생하면 환자는 주위 소리를 듣거나 수술의 고통, 숨 쉴 수 없는 압박 등을 느끼게 된다. 이는 수술 후 불안, 죽음에 대한 공포, 병원과 의사에 대한 거부감,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마취 중 각성 빈도는 0.2~1% 수준으로 알려졌다.

수술 중 마취제를 적게 사용하면 마취 깊이가 얕아져 각성 빈도가 늘어날 수 있다. 보통 심한 외상 환자의 수술이나 심장 수술의 경우 환자 안정을 위해 마취제를 비교적 적게 사용한다. 기관 내 삽관을 위해 활용하는 근이완제와 개인별 약물 감수성의 차이 역시 마취 중 각성 원인으로 꼽힌다.


마취 중 각성은 마취의가 주의 깊게 환자를 감시하고 약물의 내용물과 용량을 수시로 점검하는 등 기본적인 원칙을 잘 지키는 것만으로도 빈도를 줄일 수 있다. 근이완제를 최소한으로 사용하는 것도 마취 중 각성 가능성을 낮춘다. 불가피하게 마취 중 각성이 일어났다면 빠르게 환자와 심층적으로 면담해 PTSD 가능성을 최소화해야 한다.

마취 중 각성을 방지하기 위해 마취의 깊이를 측정할 수 있는 방법도 개발돼 있다. BIS 지수(마취심도지수)가 대표적이다. BIS 지수는 최면, 기억 상실, 안정의 수준을 1부터 100까지의 숫자로 나타낸다. BIS 지수를 통해 환자 상태를 파악하면 마취 중 각성 빈도를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다수 존재한다.

서울대병원은 "마취 중 각성이 통증이나 기억이 동반된 형태로 발생한다면 환자는 여러 가지 고통을 받게 된다"며 "조기에 심리 상담을 시행하면 PTSD 발생을 감소시킬 수 있으므로 환자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과 배려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