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이 같은 급격한 성장 이면에서는 경고 신호도 뚜렷하다. 2025년 한 해 AI 분야에 2000억 달러 이상의 자금이 투입됐지만, 수익은 기대에 크게 못 미치고 있다. 오픈AI는 약 120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막대한 연산 비용과 인건비로 약 90억 달러의 현금을 소진하며 대규모 적자 구조를 지속하고 있다. 매출이 증가해도 비용이 더 빠르게 늘어나는 구조가 이어지면서, 시장에서는 닷컴 버블을 떠올리는 시각이 확산되고 있다.
이 같은 우려는 과거와의 유사성에서 비롯된다. 시장을 움직이는 힘은 '새로운 시대의 도래'에 대한 기대다. 인터넷이 산업 전반을 바꿀 것이라는 믿음이 2000년대 초 나스닥 버블을 형성했듯, 현재도 AI가 인간의 지능을 대체하고 생산성을 혁신할 것이라는 기대가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고 있다. 투자 기준 역시 수익성보다 미래 가능성에 기울어 있다. 과거에는 클릭 수와 방문자 수가, 지금은 모델 규모와 컴퓨팅 파워가 기업 가치를 설명하는 지표로 활용되며 적자 구조를 정당화하고 있다.
반면 현재 상황은 닷컴 버블과 본질적으로 다르다는 반론도 설득력을 갖는다. 가장 큰 차이는 주도 세력이다. 당시에는 수익 기반이 취약한 벤처기업들이 시장을 이끌었지만, 지금은 마이크로소프트·구글·아마존과 같은 빅테크가 AI 투자를 주도하고 있다. 이들은 연간 수천억 달러의 현금 흐름을 바탕으로 대규모 투자를 감당할 수 있는 재무적 체력을 갖추고 있다. 실제로 마이크로소프트는 오픈AI에 130억 달러를 투자했고, 아마존과 구글도 앤트로픽에 각각 수십억 달러를 투입했다. 과거처럼 자금 경색으로 시장이 급격히 붕괴될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다.
기술 환경 또한 다르다. 인터넷 시대에는 인프라 구축에 시간이 필요했지만, AI는 이미 구축된 클라우드 기반 위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특히 기업용 영역에서는 업무 효율을 개선하는 성과가 나타나며, 점진적인 수익화 가능성도 확인되고 있다.
결국 AI 열풍의 향방은 하나로 수렴된다. 문제는 기술이 아니라 돈이다. 기술의 가능성은 이미 입증됐지만, 이를 지속 가능한 수익으로 전환할 수 있는지는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 기업 고객이 실제 비용을 지불할 만큼의 킬러 애플리케이션이 확산되고, 동시에 막대한 컴퓨팅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구조가 마련될 수 있느냐가 핵심이다. 연간 수억 달러에 달하는 GPU 운영 비용을 효율적 알고리즘과 자체 칩으로 낮추지 못한다면 현재의 성장도 지속되기 어렵다. 한마디로 AI 향방은 얼마나 빠르게 '돈이 되는 산업'으로 전환되느냐가 그 운명을 결정할 거란 생각이다.
<저작권자 © ‘존중받는 개인, 부강한 대한민국’ 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