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이란 전쟁 등 글로벌 긴장 고조로 스테이블코인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사진은 스테이블코인 전체 시장 시가총액 추이. /사진=강지호 기자
최근 미국-이란 갈등과 전쟁 장기화 등 우려로 지정학적 불안이 고조되자 글로벌 금융시장의 긴장감도 확대되고 있다. 자연스럽게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가 두드러지며 스테이블코인이 '디지털 금'으로 재조명받으며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
20일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시황 플랫폼 디파이라마에 따르면 이날 3시 기준 전체 스테이블코인 총 시가총액은 3208억400만달러(약 472조8650억원)를 기록했다. 이는 올해 초(3074억6900만달러) 대비 4.3% 증가한 규모다.

지난해 초(2052억4200만달러) 대비로는 56.3% 성장했다. 2024년 초(1302억8700만달러) 대비로는 146.2% 늘었다.


최근 스테이블코인 시가총액이 급증한 것은 중동발 지정학적 불안 확대와 맞물린 디지털 달러 수요 증가가 직접적인 배경으로 꼽힌다. 최근 미국-이란 갈등과 중동 리스크 장기화로 환율 변동성과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확대된 상황이다.

이에 자금을 신속하게 이동시키고 가치 변동을 최소화할 수 있는 수단에 대한 선호가 높아졌다. 스테이블코인은 달러에 연동돼 가격 안정성이 유지되면서도 은행 망을 거치지 않고 국경 간 이동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대체 결제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 USDC를 발행·운영하는 글로벌 핀테크 기업 서클 최고경영자(CEO) 제레미 알레어는 최근 언론과 인터뷰에서 "미국-이란 전쟁 발발 이후 USDC 거래가 수십억달러 증가했다"고 밝히며 지정학적 긴장이 디지털 달러 수요를 끌어올렸다고 말하기도 했다.


구조적으로는 글로벌 자금 흐름 변화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고금리 환경과 달러 강세 기조 속에서 글로벌 투자자들이 달러 자산 비중을 유지하거나 확대하려는 수요가 이어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스테이블코인이 유동성 저장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은행 계좌 개설이 어렵거나 자본 이동 규제가 존재하는 지역에서는 스테이블코인이 달러 접근성을 높이는 수단으로 기능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아르헨티나에서는 외환 규제로 달러 매수가 제한되면서 개인 투자자들이 스테이블코인을 통해 달러를 확보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나이지리아에서는 외화 부족과 송금 규제로 인해 스테이블코인이 해외 송금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터키에서도 고물가 환경 속에서 자산 가치를 보존하기 위한 대안으로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

최근 온체인 금융 활동과 크로스보더 송금이 확대되면서 단순 보유가 아닌 활용 기반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특히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거래 규모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거래소, 디파이(DeFi), 기관 금융 영역 전반에서 유동성 자산으로 자리 잡고 있다.

배진수 KIF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스테이블코인은 최근 주요국 제도 정비를 계기로 지급결제 수단으로써 활용 가능성이 본격적으로 논의되고 있다"며 "금융기관 간 정산이나 국경 간 송금 등 영역에서 점진적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