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금융권의 포용금융 동참을 적극 독려하자 보험업계는 이에 적극 응하며 사회적 안전망 구축에 나서고 있다. 사진은 지난 16일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제5차 생산적금융 대전환 회의에 참석해 미소를 짓는 모습. /사진=뉴스1
금융당국이 금융사에 대한 포용금융 강화를 연이어 주문하고 있다. 보험업계는 기존의 단순 보장 기능을 넘어 우리 사회의 삶의 전 과정을 지원하는 역할을 확장하고 있다. 특히 다양한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사회적 안전망을 구축하는 모습이 눈여겨볼 만하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금융위원회는 향후 5년간 2조원을 지원하는 보험업계의 포용금융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계획을 통해 취약계층의 보장 '갭'(Gap)을 줄이겠다는 설명이다.

우선 2조원 중 1조1000억원은 보험료·이자 부담 경감에 쓰인다. 이에 보험업계는 지난달부터 저출산 극복을 위한 출산·육아휴직 시 일정 기간 어린이보험에 대한 보험료 할인을 적용하고 있다. 경제적 어려움에도 보험계약을 유지할 수 있도록 보험료 납입유예 및 중지제도도 운용한다.


600억원이 넘는 자금은 보험 무상가입 지원에 활용한다. 지난해 8월 보험업계가 지방자치단체와의 협업을 통해 소상공인·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조성한 상생기금을 활용해 상생보험 무상가입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나머지 7300억원 규모의 지원금은 사회공헌사업 추진에 쓰인다. 이에 각 보험사는 금융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사회공헌사업을 강화하며 정부의 포용금융 추진에 적극 응하고 있다.
맞춤형 교육부터 임직원 참여까지…현장 찾는 보험사
먼저 한화생명은 청년 돌봄 캠페인 '위케어'(WE CARE)가 대표적인 사례다. 2021년부터 추진한 위케어는 자립준비청년, 가족돌봄청년, 암경험청년 등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청년을 대상으로 금융자립지원·돌봄부담 완화·사회복귀 프로그램 등 맞춤형 지원을 제공한다.

특히 위케어 지원을 받은 가족돌봄청년의 돌봄부담 완화는 2024년 6.7점에서 2025년 7.7점으로 개선됐다. 이 기간 삶의 만족도는 기존 49.3점에서 71.1점으로, 외로움 지표는 58.3점에서 48.1점으로 개선됐다.


교보생명은 취약계층 맞춤형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의 '손말이음센터' 실시간 통신중계 서비스 서비스를 통해 청각장애 고객을 위한 상담을 지원한다. 현재 전국 5개 디지털 고객창구에선 화상금융서비스 기반의 '아바타 수어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만 65세 이상 대출 이용 고객을 대상으로는 '지정인 알람 서비스'를 도입했다. 지정인의 동의를 받아 대출 정보(결제 금액, 연체 여부, 만기 안내 등)를 차주와 지정인 모두에게 안내하는 방식이다.

신한라이프는 임직원의 직접적인 참여를 통해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매달 임직원들이 소외계층을 위해 봉사활동에 참여하는 사내 캠페인 '바빠도 데이(Day)'를 통해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이웃에게 따뜻한 온기를 전한다. 또 임직원이 의류, 도서, 생활용품 등 판매 가능한 물품을 모아 굿윌스토어에 전달해 일자리를 창출하기도 한다.

자원순환 캠페인 '리사이클'에도 임직원이 직접 참여한다. 서울 우리동네키움센터 연계 돌봄아동을 위한 '마음일기 키트(KIT)'를 제작해 미술상담 프로그램을 지원했다. 차량 대신 걷기를 실천하며 특정 걸음 목표를 달성하면 취약계층을 지원하는 '빛나는한걸음' 캠페인도 진행한다.

KB라이프는 전국청소년자원봉사대회를 개최하며 청소년 참여형 사회공헌사업을 펼치고 있다. KB라이프생명사회공헌재단과 한국중등교장협의회가 공동 주최하는 프로젝트로 국내 중·고교에 재학 중이면 누구든 참여할 수 있다.

대학생 서포터즈 '조혈모프렌즈'도 눈길을 끈다. 대학생의 다양한 아이디어를 반영해 조혈모세포인식개선 관련 콘텐츠를 발굴하고 온·오프라인 캠페인을 통해 생명나눔문화 확산을 도모하고 있다. 정상인 혈액 중 약 1% 정도에 해당하는 조혈모세포는 기증자와 이식 환자가 일치할 확률이 매우 희박하다. 일치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대학생이 직접 참여하는 활동을 전개하는 것이다.
"저희 함께 갑시다"…정부 부름에 응답했다
손해보험업계 역시 생명보험사 못지않게 포용금융 실천에 앞서고 있다.

삼성화재는 1993년 안내견학교를 설립해 시각장애인의 안전을 책임지는 안내견을 양성해 무상 지원하고 있다. 기업과 정부 등이 함께 만들어가는 회사 대표 사회공헌사업으로 매년 12~15두를 분양하고 있다. 지난 1월 기준 누계 315두를 분양했고 현재 90두가 활동 중이다.

2009년부터는 발달장애 청소년의 음악재능 발굴을 위해 '뽀꼬아뽀꼬' 음악캠프를 운영하고 있다. 뽀꼬아뽀꼬는 이탈리아어로 '조금씩 더 조금씩'이라는 뜻이다. 2015년부터는 발달장애 청소년·청년으로 구성된 관현악 앙상블인 '비바챔버 앙상블'도 후원하고 있다.

DB손해보험에서는 프로미봉사단이 현재 전국 29개 거점에서 활동하고 있다. 봉사단의 대표 활동은 지난 2011년부터 매년 진행해온 사랑의 연탄나눔과 러브하우스다. 특히 러브하우스는 원주 DB프로미 농구단과 함께 주거환경이 열악한 가정을 대상으로 도배, 장판교체 등을 책임지는 활동이다.

전국 단위의 또 다른 봉사단인 프로미PA(프라임 에이전트)봉사단도 전국 52개 복지기관과 자매결연을 맺고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봉사를 전개하고 있다. 현재까지 총 553명의 PA가 1515시간의 봉사활동을 수행했다.

메리츠화재는 금융소외계층을 위해 금융소비자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금융교육인 '1사1교 금융교육'에 적극 임하며 기존 83개교였던 결연학교를 206개교까지 대폭 늘렸다. 연간 1만2000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한다. 미혼모를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도 운영하며 지난해 전국 6개소에서 여러 미혼모에 대한 교육을 진행했다.

기초수급대상 요건에 해당하지 않아 정부 지원을 받지 못하는 차상위 계층을 위해선 '걱정해결사업'을 펼치고 있다. 서울 강남·서초·중구를 포함한 10개 지자체와 연계해 매년 5억원가량의 지원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KB손해보험은 '국민의 평생 희망파트너'라는 비전 아래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고 있다. 경기 화성과 협력한 사회성과연계채권(SIB) 사업이 대표적 사례다. 지역 내 청년 일자리 창출, 소상공인 점포 화재 안전 환경 개선, 어르신 식사 제공 등 공동체와의 지속가능성을 추구하는 것이다.

해외에서도 이러한 돌봄·상생 활동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인도네시아 취약계층 아동을 위한 안전모 지원사업에 이어 올해는 저소득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전기 이륜차를 지원한다. 이외에도 소방공무원을 위한 '심신안정실' 설치와 '희망바자회' 등 폭넓은 활동도 지속하고 있다.

현대해상은 올해 '아이마음 탐사대'라는 새로운 공모사업을 발표했다. 발달지연 및 장애 아동을 위해 조기 개입 솔루션을 개발하고 이를 검증하는 것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아이마음 탐사대는 사회적 난제 해결을 위한 기업 사회공헌의 새로운 시도로 평가된다. 발달문제를 겪는 아동과 가족의 삶에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이 최우선 목표다.

아이마음 탐사대에 선발된 팀은 3년간 준비, 파일럿, 실증 등 단계별 심사를 거쳐 최대 12억원의 개발·실행 자금을 지급받는다. 최종 성과에 따라 최대 5억원의 성과보상금을 추가로 받는다. 단순 지원을 넘어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새로운 투자 형태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