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면세점이 오는 28일 인천국제공항 DF2 구역에서 영업을 시작한다. 사진은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면세구역. /사진=뉴시스
현대면세점이 인천국제공항에서 최다 구역을 확보해 고객 접점 확대에 나섰다. 고환율 등에 따른 업황이 둔화한 상황에서 출국 직전 소비가 집중되는 국제공항을 공략해 후발주자로서의 한계를 돌파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를 통해 신세계면세점과의 매출 격차를 좁히면서 순위 재편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면세점은 오는 28일 인천공항 DF2 구역에 새 매장을 내고 영업을 시작한다. 신세계면세점이 임대료 부담에 영업권을 반납한 곳으로 4571㎡(약 1382평) 규모의 주류·담배·향수·화장품을 취급하는 14개 매장으로 구성돼 있다.

이로써 현대면세점은 기존에 운영하는 DF5(패션·잡화), DF7(부티크)에 DF2까지 더해 인천공항 내 최다 구역을 운영하게 됐다. 동시에 모든 카테고리를 취급하는 유일한 사업자 지위도 확보했다.


현대면세점의 공항 확장 전략은 최근 면세업계 전반의 소비 환경 변화에서 나온 대응으로 풀이된다. 고환율과 개별관광객 증가로 인해 여행객들의 쇼핑 패턴이 바뀌면서 면세업계는 방한 외국인 증가 효과를 온전히 누리지 못하고 있다. 한국관광데이터랩에 따르면 지난해 방한 외국인 관광객은 1894만명으로 2019년(1750만명) 수치를 넘어섰다. 반면 한국면세점협회가 집계한 지난해 국내 면세점 매출은 12조5340억원으로 같은 기간 49.6% 줄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현대면세점이 출국 전 외국인 관광객들의 지갑이 열리는 마지막 길목인 인천공항에서 접점을 넓히는 것은 후발주자로서 실리적인 선택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시내 면세점 비중을 축소한 데 이어 관광객 수요를 출국 직전 최종 관문에서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신규 오픈하는 DF2 구역은 현대면세점이 기존에 운영 중인 DF7과 인접해 있어 동선 연계 등을 통한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기존 사업자 대비 약 40% 낮은 객당 5394원의 임대료로 사업권을 확보해 비용 부담을 줄이면서 수익성 개선의 발판을 마련했다. 공항 내 접점 확대로 브랜드 인지도를 끌어올리는 동시에 향후 해외 브랜드 유치 과정에서 협상력을 키울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현대면세점은 관광과 쇼핑, 체험을 결합한 복합형 소비를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는 점을 반영해 방문객의 체류 시간과 구매 전환율을 높이는데 역량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무역센터점에서 운영 중인 AI 맞춤형 뷰티 체험처럼 고객이 직접 참여하고 상품을 추천받는 콘텐츠를 통해 체험이 구매로 이어지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현대면세점 관계자는 "면세 쇼핑 트렌드 변화에 맞춰 매장 동선 기획과 브랜드 체험 공간 확대, 팝업스토어 운영 등을 통해 고객 체류 시간을 늘리고 구매 전환율을 높이는 데 주력할 것"이라며 "외국인 고객의 쇼핑 편의성 강화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인천공항 내 접점 확대를 기반으로 현대면세점이 외국인 고객 유입을 빠르게 늘린다면 업계 순위에 변동이 생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현대면세점의 지난해 매출은 1조9135억원으로 3위인 신세계면세점(2조3050억원)과의 차이는 약 4000억원이다. 인천공항에서 추가로 발생하는 매출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시내 쇼핑 주도권이 로드숍으로 넘어간 상황에서 공항은 업계의 확실한 수익원"이라며 "가장 넓은 면적을 선점한 현대백화점이 출국 직전 관광객 수요를 흡수한다면 면세업계의 순위가 뒤집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