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본사 사옥에 걸린 삼성그룹 깃발이 바람에 펄럭이고 있다. /사진=뉴스1
삼성전자 노동조합 총파업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주요 이해관계자들의 피해 우려가 커진다. 국내 반도체 생태계를 주도하는 기업인 만큼 중소협력사·고객사·주주 등의 손실 역시 상당할 수밖에 없다. 사측과 정부 등이 나서서 협상 분위기 조성에 힘쓰고 있지만 노조의 강경 기조가 이어지면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날 초기업노조 삼성전자 지부와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에 노사 간 추가 대화를 제안했다. 회사는 공문을 통해 "최근 진행된 중앙노동위원회 사후조정 과정에서 노사 양측이 각각 의견을 전달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며 "회사는 노사가 직접 대화를 나눌 것을 제안한다"고 했다. 지난 11일부터 진행된 사후조정이 최종 결렬되자 회사가 총파업을 막기 위해 나선 것으로 관측된다.

중노위도 이날 삼성전자 노사에 오는 16일 사후조정 회의를 재개하자고 요청했다. 중노위는 "노사 간 입장 차를 자율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실질적인 교섭의 자리로 2차 사후조정회의 요청을 권고했다"고 했다.


노조가 추가 대화에 회의적인 모습을 보이는 만큼 막판 협상은 쉽지 않아 보인다. 노조 측은 "현재로선 협상 계획이 없다"며 "성과급 투명화, 상한폐지 제도화 안건이 있으면 대화할 여지가 있다"고 입장을 표했다.

양측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으면서 총파업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직원 대다수가 파업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본사는 물론 협력사·고객사·주주 등 수많은 이해관계자의 피해는 불가피하다. 삼성전자가 본사 피해 규모로 산정한 40조원에 더해 피해 규모는 100조원에 이를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망에는 2500곳 넘는 소재·부품·장비(소부장) 협력업체가 포함되어 있는데 총파업으로 생산라인 가동이 멈추면 이들 기업의 매출과 구성원 고용 안정성에 충격을 줄 수 있다. 2·3차 중소협력사는 단기적인 납품 중단이 경영 위기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핵심 고객사인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도 타격을 받을 수 있다. AMD·엔비디아 등의 기업들은 공급망 회복탄력성과 안정성을 핵심 평가 요소로 꼽을 정도로 일관된 생산 체계를 중시하기 때문에 총파업에 따른 생산 차질이 발생하면 고객사들의 피해도 불가피하다. 해당 과정에서 주요 고객사들이 신뢰를 버리고 공급망 재편에 나서게 되면 국내 수출을 견인하는 반도체 산업이 위태해 질 수있다.

600만 주주들의 피해도 가늠하기 어렵다. 삼성전자 주주들로 구성된 '주주행동 실천본부'는 지난 12일 기자회견을 통해 "파업으로 전 세계 거래처를 경쟁 업체들에 빼앗기게 되면 한국 반도체 산업에 사형선고를 내리는 행위와 같다"며 우려했다.

연쇄 피해 가능성이 커지면서 정·재계에서도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 등 국내 경제 6단체는 삼성전자 파업 철회를 촉구하는 공동 성명 발표를 검토하고 있으며,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은 지난 11일 삼성전자 노사 갈등 및 총파업으로 경쟁국들이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전날 삼성전자 파업 관련 긴급 관계장관회의에서 "어떠한 경우에도 파업으로 이어지지 않게끔 노사 간 대화가 지속적으로 이뤄지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강조했고,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도 같은 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파업은 절대 있어서는 안 된다"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