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유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로 급격히 출렁이고 있다. 사진은 19일 종가가 표시되는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 /사진=뉴스1
코스피가 유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로 출렁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제유가와 금리 추이를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지적하면서도 반도체 주도의 상승 동력은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오전부터 등락을 반복한 뒤 3.25% 떨어진 7271.66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 15일 사상 최초로 8000선을 뚫은 뒤 급락, 매도 사이드카 발동에도 6.12% 하락했고 지난 18일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되며 흔들린 뒤 소폭 상승 마감했다. 3거래일 연속 장이 오르내려 투자자 불안감이 커진 상황.
국제유가 급등→인플레이션 우려→금리 상승→안전자산 선호 분위기
전문가들은 코스피의 변동성이 커진 이유로 국제유가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를 들었다. 게다가 최근 너무 빠르게 지수가 올랐기 때문에 급등 피로감도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미국-이란 전쟁에 따른 호르무즈 해협 통행 문제가 유가 급등을 야기했고, 이는 물가 상승 압력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 12일(현지시각) 미국 노동부는 2026년 4월 기준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3.8% 상승해 2023년 5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특히 휘발유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28.6% 급등했다.


이에 시장은 미·중 정상회담을 통해 이란 전쟁 종전의 실마리가 잡히길 기대했지만 회담은 별 소득 없이 끝났다. 이에 회담 종료 후인 현지시각으로 지난 15일 브렌트유 7월물은 3.4%,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4.2% 급등해 100달러 선을 넘겼다.

유가 상승은 인플레이션 우려로 이어졌다. 15일 기준 일본 국채 10년물은 2.8% 수준까지 오르며 1997년 이후 29년 만에 최고치를 썼다.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4.595%로 마감하며 시장의 심리적 저항선인 4.5%를 넘겼다. 이는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7월 이후 19년 만에 최고치다.

전문가들은 고유가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가 채권 금리 상승으로 이어지며 코스피에 하락 압력을 가했다고 진단했다. 김재승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지난 15일 채권 금리가 상승하며 안전 자산인 채권 선호도가 커졌고 주식 시장의 탈출 심리를 강화했다"며 "이는 외국인의 매도와 환율 약세로 이어지며 코스피를 크게 끌어내렸다"고 설명했다.


코스피가 급등한 것도 영향을 줬다. 한지영 키움증권 선임연구원은 "연초 이후 코스피는 70% 넘게 급등했고 특히 5월 이후에도 폭등이 이어졌다"며 "이에 따른 속도 부담이 누적된 여파가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간 계속된 반도체와 자동차 등 소수 업종에 대한 쏠림 현상도 극심해지며 시장 참여자들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 "반도체 중심 상승세 유효…이란 전쟁 협상 상황과 유가 및 금리 지표 살펴야"
이란 전쟁 해결의 실마리로 여겨졌던 미·중 정상회담이 별 소득 없이 끝나자 유가와 글로벌 금리가 급등하며 코스피는 하락했다. 사진은 지난 14일 중국 베이징에서 시진핑 국가주석과 만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로이터=뉴스1
다만 아직은 반도체 중심의 상승세는 유효하다고 봤다. 반도체 업종의 영업이익 증가세는 확고하기 때문이다. 또한 오히려 증시 변동성이 커지는 상황일수록 가장 수익성과 체력이 탄탄한 반도체주의 선호도가 더 커질 것이라는 관측도 있었다.
한지영 선임연구원은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4.5%를 돌파하는 등 매크로 불확실성은 여전하고 그간의 속도 부담을 빌미로 차익 실현 압력도 발생하고 있다"면서도 "현재의 AI 인프라 병목 현상은 수요가 공급을 압도하며 생성됐기 때문에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이 반도체 종목의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는 시장 내러티브가 훼손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봤다.

김재승 연구원도 현재 가장 이익이 좋은 종목은 반도체 섹터라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이윤이 좋지 않은 경기 민감주의 경우 하락세 영향이 더 크겠지만 반도체는 가장 돈을 잘 버는 종목"이라며 "이익 펀더멘털을 고려하고 반도체 종목의 밸류에이션이 매우 저렴한 상황이기 때문에 반도체를 선호하는 투자자가 오히려 더 늘어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코스피 변동성이 커지자 개인 투자자들의 '삼전닉스' 매수는 더 늘어났다. 지난 15일 개인은 삼성전자를 2조8707억원, SK하이닉스를 3조4740억원을 순매수했으나 18일에는 삼성전자를 3조3292억원 SK하이닉스는 3조9969억원 순매수하며 매수 규모를 더 늘렸다.

전문가들은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 실현 압력도 지속되는 만큼 향후 상황을 지켜보며 방향성을 결정해야 한다고 봤다. 단기적으로는 이란 전쟁의 협상 상황과 오는 21일(현지시각) 있을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가 관건이라고 봤다. 향후 유가와 금리 지표를 예의주시해야 한다는 조언도 이어졌다.

한 선임연구원은 "현재 코스피는 변동성으로 시장 대응 난이도를 높이고 있는데 이는 전쟁이나 금리 변동 등 외생 변수가 영향을 준 측면이 있다"며 "본질적으로는 코스피 8000 돌파로 인한 차익 실현 압력이 심리적인 임계치를 넘겼고 속도 부담도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주중 미국과 이란이 다시 협상 모드에 돌입했고 엔비디아 실적 발표 등도 앞두고 있어 주도주를 성급히 매도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재승 연구원은 유가와 금리 지표를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그는 "변동성은 결국 호르무즈 해협, 즉 이란과의 협상에 달려있는데 현재는 전쟁 악재로 인해 쉬어가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며 "매크로 환경을 결정하는 글로벌 금리와 유가와 함께 지정학적 리스크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어 "금리가 다시 안정된다면 AI 반도체 중심으로 한 상승세가 다시금 이어질 것"이라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