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2026년 임금협약 잠정합의안 찬반투표를 하루 앞둔 지난 21일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앞에 직원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사진=뉴스1
삼성전자 노사가 우여곡절 끝에 성과급 관련 임금 문제를 마무리했지만 잠정 합의안 투표가 뇌관으로 부상 중이다. 반대 성향 조합원들의 표심이 커지는 상황에서 투표권 인정 여부를 두고 긴장감이 높아진다.
삼성전자 노조는 2026년 임금협약 잠정합의안 찬반투표를 22일 오후 2시부터 27일 오전 10시까지 진행한다. 참여 조합원 과반이 찬성하면 잠정합의안은 최종 가결된다. 앞서 삼성전자 노사는 지난 20일 밤 10시30분 수원시 경기고용노동청에서 잠정 합의안에 서명했다. 합의안은 평균 임금 6.2% 인상과 사업성과 기반 10.5%의 반도체(DS) 부문 대상 특별경영성과급 신설 등을 골자로 한다.

하지만 완제품(DX) 부문 노조원들은 DS 부문 위주의 합의안에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성과급이 수억원에 달하는 반도체 부문 직원들과 달리 600만원 상당의 자사주 보상에 그치고 처우 개선안도 찾아보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DX 부문 직원들이 주축인 삼성전자 내 제3노조 동행노조는 "21일 오후 2시 이전 가입 시 찬반투표 참여가 가능하다"는 내용을 조합원들에게 알렸는데 이후 기존 2000명 수준이던 노조원 수는 지난 21일 오후 2시 기준 1만1172명이 됐다. 초기업노조는 같은 날 오후 2시 기준 7만850명,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는 이날 오후 6시 기준 1만9053명이다.

DX 직원들은 잠정 합의안에 대해 불만을 터뜨리며 부결 여론을 모으고 있다. DS에 속해있는 비메모리(파운드리·시스템LSI)까지 합세해 조직화되고 있는 분위기다.

당초 최승호 초기업노조 위원장은 지난 21일 오전 10시쯤 전삼노와 동행노조 측에 조합원 명부 제출을 요청했다. 하지만 동행노조 가입자가 폭증하자 같은 날 오후 2시쯤 동행노조 조합원은 이번 투표권이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초기업노조 측은 동행노조가 지난 5월4일 노사 협상 타결 이전 공동교섭단 이탈 의사를 밝힌 만큼 교섭 관련 권한도 상실했다는 입장이다. 공동교섭단에서 빠진 이상 잠정합의안 찬반투표 권한 역시 인정할 수 없다는 취지다.


초기업노조는 이날 동행노조에 공문을 보내 "이번 잠정합의안은 귀 노조가 공동교섭단 소속 노조 지위를 상실한 이후인 2026년 5월20일 공동교섭단과 사측 사이에 체결된 것"이라며 "체결 당일 기준 공동교섭단에 참여한 노동조합만 투표 권한이 인정된다"고 전했다. "투표권한이 있는 노조원은 공동교섭단에 참여한 각 노동조합(초기업 노조 및 전삼노)의 지난 21일 오후 2시 조합원 명부를 기준으로 한다"고 했다.

동행노조는 뒤늦게 투표권 제한 방침이 나온 데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동행노조 관계자는 "최초 초기업노조 측 메일과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과의 소통 내용을 기반으로 안내했던 사항"이라며 "26년 임금협약 잠정합의안에 자신이 있다면 우리 노동조합의 참여가 전혀 문제가 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투표 권리를 두고 법적 분쟁 조짐까지 일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삼노 수원지부와 동행노조는 이날 오전 11시50분 삼성전자 수원캠퍼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초기업노조를 규탄했다. 이들은 최승호 위원장을 향해 "만약 투표 배제를 강행하면 노동위원회 즉시 시정 신청 등 모든 법적 실질적 수단을 총동원해 준엄한 책임을 묻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