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후이가 서울에서 내려와 잘하대. 여기 북구는 한동훈입니더."(부산 북구 덕천동 편의점 사장·60대 여성)
지난 25일 오후 부산 북구 덕천동·구포동 일대는 6·3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유세 열기로 가득했다. 파란색 유니폼을 입은 선거운동원들은 '하정우 후보' 피켓을 들고 지지를 호소했다. 흰색 셔츠에 검정 바지를 입은 선거운동원들은 '한동훈 후보' 피켓을 들고 시민들에게 "잘 부탁드린다"고 연신 고개를 숙였다. 구포시장 앞으로는 한 후보가 탄 유세차도 지나갔다. 한 후보와 아내 진은정 씨가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었다.
이번 부산 북구갑 국회의원 보궐선거는 하정우 더불어민주당 후보, 박민식 국민의힘 후보, 한동훈 무소속 후보의 3파전이다. 선거가 막바지로 가면서 2강 1중 흐름이 굳어지고 있다. 부산일보 의뢰로 에이스리서치가 지난 23~24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한 후보 38.2%, 하 후보 34%, 박 후보 23.3% 순이었다. 일각에서 제기됐던 한 후보와 박 후보의 보수 진영 단일화 기대감은 사실상 사라졌다.
구포역 인근에서 분식집을 운영하는 한 70대 여성은 "주변에서 하정우 아니면 한동훈 뽑으라고 난립니더"라며 "박민식은 내 예전에 뽑았는데 요즘은 이야기가 잘 안 들립니더"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날 오후 구포시장은 한 후보를 보기 위해 모여든 지지자들과 각 후보 선거운동원들로 북적였다. 시장에서 보리밥을 파는 김모씨(60대·여성)는 "(평소에) 사람이 안 많았다"며 "한동훈 때문이지예"라고 귀띔했다.
세 후보는 선거 막판 각기 다른 전략을 택했다. 하 후보는 걸어다니며 시민들과 한 명 한 명 깊이 있게 소통하는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한 후보는 매일 오전부터 오후까지 유세차로 시민들과 접촉을 늘리고 거점 유세를 이어가고 있다. 박 후보는 하루 2000명의 시민을 만나는 것을 목표로 북구 일대를 두 발로 누비고 있다. 박 후보가 유세 활동으로 걷는 양은 하루 7만 보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후보는 지난달 14일 만덕2동에 전입신고를 한 뒤 다른 후보보다 일찍 구포시장과 덕천 젊음의 거리 등을 돌며 시민들과 안면을 쌓아왔다. 만덕동에서 만난 주부(80대·여성)는 "한동훈이가 여기서 완전 터를 잡는다고 못을 박았다"며 "박민식도 안타깝지만 될 사람을 밀어줘야 한다"고 했다. 만덕동 주민 임모씨(60대)는 "한동훈이가 당선돼야 국민의힘을 바꾼다"고 말했다.
지난 26일 오전 유세차에 오르기 직전 '동행미디어 시대'와 만난 한 후보는 향후 선거 계획을 두고 "앞으로 이번 선거의 의미와 선거를 통해 북구가 어떻게 변하고, 대한민국이 어떻게 변할지 강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북구는 예전에 굉장히 붐비고 학원이 많은 곳이었다. 앞으로 다시 사람과 돈이 몰리는 곳을 만들겠다"고 했다.
이날 오후 한 전 대표는 부산 북구 구남역 거점 유세에서 "우리 북구는 새로운 분위기를 맞고 있다. 북구가 발전할 수 있는 기회를 사그라뜨려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이번 선거에서는 한동훈이 승리하거나 하정우가 승리하거나 그 외에 선택지는 없다"며 "이재명 대리인 하정우가 승리할 경우 (민주당이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공소취소를 여러분에게 허락받았다고 우기면서 할 것"이라고 말했다.
만덕동에서 만난 학원강사(40대·여성)는 "한동훈, 하정우 둘 다 북구를 잘 모르지 않나"라면서도 "여당이 일을 잘하고 있어 하 후보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만덕동에 거주하는 김모씨(50대)는 "전재수가 3선을 했고 인기가 좋았다"며 "전재수가 하 후보를 밀어줘 이번에 뽑겠다"고 했다. 만덕동 거주자인 강모씨(70대)도 "전재수가 하정우를 도와주면 하 후보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다만 하 후보는 한 후보, 박 후보와 비교해 노출량이 적다는 지적도 나온다. 구포시장에서 채소를 파는 60대 상인은 "한동훈이나 박민식이는 한 번씩 봤는데 하정우는 못 봤다"고 했다. 채소가게 인근에서 장사하는 70대 상인은 "하정우는 이 근방에서 콧빼기도 못 봤다"며 "파란색 옷 입은 사람들만 맨날 이 근처를 돌아다닌다"고 꼬집었다.
구포시장 내 그릇을 파는 70대 상인은 박 후보가 인사하자 "저는 국민의힘 당원입니더. 신경 안 쓰셔도 돼요"라고 말하기도 했다. 한 상인은 "박민식이 안타깝다. 잘돼야 하는데"라고 격려했다. 박 후보의 어머니는 구포시장에서 오래 장사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구포시장 유세를 마친 뒤 박 후보는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부산 해운대구갑)과 합동 유세를 벌였다. 박 후보는 "오늘 구포시장을 가봤는데 수면 밑에서 잠자던 북구 민심이 빠른 속도로 부상하고 있음을 체감했다"며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두고 "엉터리 여론조사 수치다. 다음 주가 되면 여론조사가 얼마나 엉터리인지 목격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보수 후보 단일화를 두고 박 후보는 "부산 스타일이랑 안 맞다. 한판 붙으러 나왔으면 당당하게 붙으면 되는 것 아닌가"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부산 북구에서 유년기를 보낸 점과 18·19대 국회의원을 북구갑에서 지낸 점을 거듭 강조했다. 박 후보는 "국회의원 두 번 했고, 저희 엄마가 구포시장 월남댁이고 제가 셋째 아들이다"라며 "7살 때부터 살았다. 당선되면 바로 우리 북구 발전을 위해 머리 싸매겠다"고 했다.
위에 언급된 여론조사는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한 무선 가상번호를 무작위 추출해 무선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진행됐다. 부산 북구갑 거주자 502명을 대상으로 했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4.4%P, 응답률은 10.9%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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