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자신의 대기업 초과 이익 배분 발언 논란과 관련해 언론 인터뷰에서 "공산주의가 아니라 이해관계자 자본주의에 따른 것"이라고 해명했다. 앞서 김 장관은 원청 기업이 하청 업체와도 이익을 나누는 '사회연대임금' 필요성을 주장했다. 이에 정부가 사기업의 이익 배분에 개입하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자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라는 경제학 개념을 들고나와 추가 설명에 나선 것이다.
김 장관의 발언은 오히려 혼란을 키우고 있다. 기업의 주인은 주주라는 '주주 자본주의'와 달리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는 주주뿐 아니라 협력 업체와 고객, 지역사회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이익을 함께 고려하는 경영 철학이다. ESG 경영이 그 사례다.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는 기업의 자율적 경영 철학과 관련된 문제로 노동부 장관이 관여할 영역도 아니고 이번 상황과 맞지도 않는다. 김 장관의 사회연대임금 발상을 공산주의라고 비판하는 것은 물론 과하다고 본다. 하지만 "반도체는 공공재" 운운하며 우리 실정에 맞지도 않는 사회연대임금을 꺼낸 것 자체가 시장경제와 동떨어진 발상이다.
보다 본질적인 문제는 정책 취지는 차치하더라도 정부 메시지가 일관성을 잃고 있다는 점이다. 앞서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AI 시대의 구조적 성장으로 '초과 세수'가 발생할 경우 국민배당금 형태로 배분하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이를 기업의 '초과 이윤' 환수 논의로 받아들이며 논란이 확산했다. 여기에 삼성전자 노사의 억대 성과급 합의를 놓고 사회적 논란이 번지자 이번에는 노동부 장관이 사회연대임금, 초과 이익 배분 문제를 제기했다. 초과 이윤과 초과 세수, 기업의 역할과 정부의 역할이 뒤섞이면서 정책 방향이 뭔지 헷갈리게 된 것이다.
정부가 먼저 정리해야 할 것은 기본 원칙이다. 기업이 막대한 이익을 거뒀다면 이른바 '초과 이윤' 활용이나 사회 환원은 기업이 판단할 문제이고, 초과 세수는 정부가 책임 있게 활용할 문제라는 점이다. 기업은 연구개발 투자와 생산시설 확충,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이익을 재투자할 권리와 책임을 갖고 있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지금은 미래를 위한 생산적 재투자로 연결할 절체절명의 시간"이라고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초과 세수의 활용 방안 역시 정부 내부의 정리가 필요하다. 구윤철 경제부총리는 최근 초과 세수의 상당 부분을 국부펀드 재원으로 활용해 미래 산업을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국민배당금 구상과는 결이 다르다. 답은 명확한데, 정부 내에서조차 활용 방향이 엇갈린다면 시장과 국민의 혼란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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