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이날 임시 제재심의위원회를 열고 KB국민·신한·하나·NH농협·SC제일은행 등 5개 은행에 대한 홍콩ELS 합산 과징금을 6000억원 수준으로 의결했다. 앞서 금감원이 금융위에 전달했던 금액과 비교해 절반 이하 규모로 줄어든 것이다. 이번 임시 제재심에서는 은행권의 위반 동기와 방법을 각각 '중'에서 '하'로 낮춰 부과 기준율 자체를 낮춘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 2월 제재심의위원회를 열고 5개 은행에 총 1조4000억원 규모의 과징금과 기관경고를 의결했다. 은행별로는 판매 규모와 불완전판매 책임 정도 등을 반영해 과징금 규모가 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금융위 단계에서 제재 수위에 제동이 걸렸다. 금융위는 지난달 13일 정례회의에 홍콩ELS 불완전판매 관련 은행·증권사 제재안을 상정했지만 최종 의결하지 않고 금감원에 조치안 보완을 요청했다. 금융위 소위원회 단계에서 안건을 보완하는 경우는 있지만 정례회의에 정식 상정된 안건이 다시 금감원으로 넘어간 것은 이례적이었다.
이를 두고 금융권에서는 금융위가 과징금 추가 감액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해석이 제기됐다. 당초 금감원 제재심에서 의결된 과징금 규모가 1조원을 훌쩍 넘는 데다,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 이후 첫 대규모 제재 사례라는 점에서 향후 유사 사건의 기준이 될 수 있다는 점도 금융위가 신중한 판단에 나선 배경으로 거론됐다.
이억원 금융위원장도 지난달 2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ELS 사안은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 이후 첫 번째 대규모 제재이고 다수 금융기관이 관련된 사안"이라며 정교한 법리 검토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이 위원장은 당시 "ELS 제재는 나중에 다른 유사 사례의 시금석이 될 수 있는 부분"이라며 "무엇보다 사실관계 파악, 법리 적용 등이 더 정교하고 엄밀해야 한다는 점을 금융위가 가장 크게 봤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과정을 통해 법을 해당 사례에 제대로 적용하고 제재의 수용성, 정당성, 완결도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며 "금감원도 같은 입장"이라고 말했다.
금융위가 보완을 요구한 배경에는 과징금 산정 기준과 감경 사유 적용 범위에 대한 추가 검토 필요성이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은행들이 사태 이후 자율배상 절차를 진행해 상당 부분 배상을 이행한 점이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판매 과정에서의 내부통제 미흡과 개별 불완전판매 행위를 어떻게 구분해 제재할 것인지 등도 쟁점이 된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감경으로 은행권의 제재 불확실성이 일부 해소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당초 1조원을 훌쩍 넘는 과징금이 현실화할 경우 주요 은행의 비용 부담과 실적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컸다.
금감원 제재심 결과는 향후 금융위 의결을 거쳐 확정된다. 금융위가 금감원의 보완안을 토대로 최종 제재 수위를 결정하면 은행별 과징금과 기관 제재 수준도 확정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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