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지컬 AI 모멘텀으로 주목받는 현대차그룹에 투자하는 ETF가 동시에 상장된다. 사진은 9일 상장되는 ETF 2종. /사진=신재민 편집위원
피지컬 AI로 주목받는 현대차그룹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 상품 2종이 동시에 출시됐다. 지난 8일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만나 로보틱스 협력을 확대하기로 한 상황에서 피지컬 AI 모멘텀을 흡수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9일 삼성자산운용은 KODEX 현대차로보틱스밸류체인TOP3플러스를, 하나자산운용은 1Q 현대차기아채권혼합50을 출시했다. 두 상품은 현대차그룹에 투자하면서도 각기 변동성 완화와 밸류체인이라는 차별화된 전략을 통해 시장을 공략할 예정이다.
삼성운용 "현대차·현대모비스·기아 로봇 밸류체인 집중…보스턴 다이내믹스 상장 시 25% 비율로 추가 편입"
삼성자산운용의 KODEX 현대차로보틱스밸류체인TOP3플러스는 현대차그룹 내의 로봇 관련주에 집중했다. 사진은 ETF의 개요. /사진=신재민 편집위원
삼성자산운용의 KODEX 현대차로보틱스밸류체인TOP3플러스는 피지컬 AI 분야로 확장하는 현대차그룹 내의 로봇 관련주에 집중 투자하는 전략을 폈다. 이미 시장에 현대차 관련 ETF가 다수 상장됐기 때문에 로봇 분야 계열사의 비중을 높이는 차별화 전략을 세웠다.
삼성운용 관계자는 "이 상품은 전통적인 자동차 테마 ETF나 단순 그룹주 ETF와는 투자의 포인트가 다르다"며 "로봇 산업의 빠른 확장 속 현대차그룹의 로봇 관련 기업을 겨냥해 집중 투자한다는 차이점이 있다"고 했다.

상장일인 9일 기준 이 ETF는 ▲현대차 27.01% ▲현대모비스 26.74% ▲기아 22.18% ▲현대오토에버 9.46% ▲현대글로비스 5.47% ▲현대위아 2.85% ▲엔비디아 1.86% ▲HL만도 1.54% ▲에스엘 1.36% ▲알파벳 1.20%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다. 현대차그룹 계열사의 비중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특히 아틀라스 로봇을 만드는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최대주주인 HMG글로벌을 지배하는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기아 세 회사의 비중을 높였다.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기아 세 회사를 합치면 75.93%에 달한다.

삼성운용은 "현대차와 기아는 글로벌 제조 인프라와 양산 역량을 바탕으로 로봇 상용화에 앞장서고 있다"며 "여기에 로봇의 센서와 관절 구동장치인 액추에이터를 생산하는 현대모비스의 로보틱스 역량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룹 내 로보틱스 핵심 계열사인 현대오토에버와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지분을 가진 현대글로비스도 포트폴리오에 넣었다"고 덧붙였다.

이를 통해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중심으로 한 현대차그룹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전 분야에 이르는 수직 계열화를 포트폴리오에 구현했다. 특히 회사는 보스턴 다이내믹스나 피겨 AI 등 비상장사가 포함된 점을 고려해 상품을 설계했다. 로봇 밸류체인 내 종목이 신규 상장하면 바로 포함할 수 있도록 지수 방법론을 구성해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상장되면 최대 25%의 비중으로 특별 편입이 가능하다.


이 상품을 운용할 송아현 삼성자산운용 책임매니저는 "로보틱스 산업에 투자할 때는 실제로 양산과 비즈니스 활용 능력을 가지고 경제적 성과를 낼 수 있는 기업에 대한 옥석 가리기가 필수"라며 "이 ETF는 로보틱스 로드맵을 명확히 제시해 글로벌 피지컬 AI 기업으로 진화한 현대차그룹의 핵심 밸류체인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운용 "현대차·기아 집중도 높이고 채권으로 안정성 확보…퇴직연금 내 주식 노출도 높일 수 있어"
하나자산운용은 채권혼합형 상품을 통해 안정성을 보강했다. 사진은 1Q 현대차기아채권혼합50의 개요. /사진=신재민 편집위원
한편 하나자산운용은 1Q 현대차기아채권혼합50 ETF는 현대차와 기아에 투자하면서도 채권을 통해 안정성을 보강했다. 그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비중을 높인 채권혼합 ETF는 있었지만 현대차를 대상으로 한 채권혼합 상품이 출시된 것은 이번이 최초다.
상장일 기준 이 상품은 ▲기아 23.58% ▲현대차 23.02%로 구성됐다. 현대차와 기아의 비중은 46.6%에 달한다. 여기에 ▲국고01500-2612(16-8)을 44.15% ▲1Q 머니마켓액티브 4.71%의 비중으로 담았다. 1Q 머니마켓액티브는 하나운용의 채권 ETF로 전자단기사채(전단채) 등을 담고 있다. 국고01500-2612(16-8)은 연간 이자율이 1.5%인 국고채권으로 2026년 12월 만기인 상품이다.

하나운용 관계자는 "이 상품은 현대차와 기아에 50%의 비중으로 투자하는 한편 나머지 50%는 국내 단기 채권에 투자해 이자 수익과 자본 차익을 추구하는 채권 혼합으로 설계됐다"며 "잔존 만기 6개월 이하의 단기채를 선택한 이유는 금리 변동 시기에 장기채 대비 가격 변동 위험이 적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채권혼합형 ETF인 만큼 퇴직연금 내 비중을 높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퇴직연금 계좌에서는 주식형 ETF가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므로 투자 비중이 70%로 제한된다. 반면 이 상품은 채권이 50% 혼합됐기 때문에 위험자산 투자한도 적용을 받지 않는다.

즉 이 상품을 매수하면 주식 노출 비중을 최대 85%까지 높일 수 있는 셈이다. 기존 주식형 ETF 70%에 더해 채권혼합 ETF 30% 중 현대차 및 기아 주식의 비중이 15%이기 때문이다. 일종의 우회 방법이기는 하지만 이 같은 장점 때문에 최근 반도체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비중을 50%로 맞추고 채권을 50% 혼합한 상품이 잇따라 상장된 바 있다. 하나운용은 이를 로보틱스라는 테마에 최초로 적용했다.

ETF 출시를 기념해 이벤트도 진행한다. 하나운용은 이 ETF의 매수 내역을 인증하면 상품을 증정하는 행사를 오는 30일까지 진행할 예정이다. 특히 현대차그룹을 대상으로 하는 상품임을 감안해 매수자가 현대차그룹의 임직원임을 사원증이나 명함으로 인증하면 추가 상품도 제공한다.

김태우 하나자산운용 대표는 "1Q 현대차기아채권혼합50은 글로벌 피지컬 AI 산업 성장의 중심에 있는 현대차그룹에 투자하면서도 채권에 분산해 연금 자산에 요구되는 안정성을 동시에 추구했다"며 "퇴직연금 계좌에서 더욱 적극적인 자산 배분을 추구하는 투자자들에게 효율적인 대안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