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식당가에서 배달라이더들이 음식을 배달하고 있다. / 사진=뉴시스
내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하기 위한 최저임금위원회의 논의가 표류하고 있다. 본격적인 인상률 논의는 발도 못 뗀 상황에서 배달·택배기사 등 도급제 근로자에 대한 최저임금 적용 여부를 놓고 노동계와 경영계의 공방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최저임금위원회는 이날 오후 3시 정부세종청사에서 4차 전원회의를 개최한다. 회의에서는 지난 3차 전원회의에 이어 도급제 근로자에 대한 최저임금 별도 적용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며 한국노총이 적용 방식과 사례를 소개할 방침이다.

도급제 근로자는 근로시간이 아닌 일의 성과에 따라 보수를 받는 형태의 근로자를 의미한다. 택배기사·배달라이더·프리랜서 등이 여기에 속한다.


도급제 근로자의 계약 형식은 위탁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는 경우가 많아 노동계를 중심으로 최저임금을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지난 3차 전원회의에서는 민주노총이 자체 연구를 토대로 도급노동자 최저임금 도입방안을 발표했다. 이를 통해 민주노총이 제시한 도급제 근로자의 최저임금은 기본급 기준 택배·배송 1만7468원, 퀵서비스 1만4245원, 대리운전 1만6702원, 방문강사 1만6678원, 방문점검원 1만6297원이다.

여기에 주휴 수당과 퇴직금 등을 포함하면 최저임금은 시간당 2만원대로 올라선다. 현재 최저임금은 1만320원이다. 박정훈 공공운수노조 부위원장은 "총수익에서 유류비나 차량 유지비 등 업무에 필요한 비용과 4대보험 부담분을 뺀 금액이 최소한 법정 최저임금 이상이 돼야하고 대기시간, 이동시간, 준비시간 등 업무 수행에 필요한 시간도 최저임금 산정 과정에 반영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경영계는 이 같은 노동계의 주장에 난색을 표한다. 도급제 근로자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므로 최저임금 적용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도급제 근로자는 출퇴근 시간이 정해져 있지 않고 대기 시간과 실제 업무 시간의 경계가 모호한 만큼 최저임금 기준을 적용하기엔 무리가 있다고 본다.

만약 이들에게도 최저임금이 도입될 경우 미달분에 대한 비용 부담이 플랫폼 기업이나 영세 도급업체들에게 전가되고, 결국 수수료 인상으로 이어지거나 도급 계약 자체를 축소해 관련 일자리가 줄어들 수 있다는 게 경영계 우려다.

사용자위원인 양옥석 중소기업중앙회 인력정책본부장은 "도급제 근로자에게 최저임금을 무리하게 적용하면 오히려 도급제 고유의 유연성을 위축시키고 일자리를 감소시키는 부메랑으로 날아오지 않을까 염려된다"고 지적했다.

노동계는 전방위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은 전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도급제 근로자에 대한 최저임금 적용 명문화를 촉구했다.

양대노총은 "최저임금은 시혜가 아니라 권리"라며 "모든 노동자에게 보편적으로 보장되는 최저임금 제도로의 개혁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