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특별시장 당선인이 지난 4일 서울시청에서 직원들에게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서울시가 주택 공급의 일환으로 정비사업(재건축·재개발) 조합원에 대한 이주비 융자 한도를 확대한다. 대출 한도를 기존 3억원에서 5억원으로 올린다는 방침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민선9기 핵심 공약인 '쾌속통합기획(신속통합기획 2.0)'에 따라 정비사업을 추진하는 관할 구청장들도 직속 조직을 신설하거나 지원 체계를 확대해 발맞추기에 나섰다.

10일 서울시에 따르면 정비사업 조합원의 이주비 대출 한도를 5억원으로 올리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조례의 개정을 추진한다. 대상은 기존 500명 이하 중·소 조합에서 모든 조합으로 확대한다. 정비사업 초기 자금난을 덜겠다는 구상이다.


정비사업 이주비는 조합원이 주택을 담보로 금융회사에서 대출받는 기본이주비와 시공사가 조합에 보증을 지원해 조합원에게 대출하는 추가이주비로 나뉜다. 지난해 6·27 대출 규제와 10·15 대책 시행 이후 1주택자는 주택담보인정비율(LTV) 40%, 다주택자는 0%, 이주비 대출 한도는 6억원으로 제한됐다.

서울시는 주택진흥기금 500억원을 활용해 이주비 융자를 지원하고 있지만 1순위 근저당권 설정이 필요해 기존 대출이 있는 경우 사실상 이용이 어렵다는 지적이 나왔다. 서울시가 직접 이주비 지원에 나서면 자금 조달이 어려운 모아타운 등 소규모 정비사업의 착공을 앞당길 수 있을 전망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주를 앞둔 조합의 자금 조달이 원활해지면 2028년까지 8만5000가구 착공 목표를 달성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정비사업 속도…구청장 직속 전담팀 신설
서울시에 따르면 올해 이주를 계획 중인 정비사업장은 43곳이다. 자치구들도 정비사업을 지방행정의 핵심 과제로 삼고 시정을 지원하고 있다.


서초구는 재건축 신속 지원단을 가동한다. 재선에 성공한 전성수 구청장은 지난 4일 업무 복귀 이후 첫 결재로 구청장 직속 '찾아가는 재건축 신속 지원단' 운영 계획을 승인했다. 서초구의 재건축 대상지는 총 79곳이다. 그동안 분산 처리하던 재건축 인허가·지원 업무를 구청장 직속으로 운영한다.

은평구는 정비구역 지정부터 착공, 입주까지 전 과정을 관리하는 '은평형 정비사업 쾌속 지원 패키지'를 추진한다. 연임에 성공한 김미경 구청장은 구청장 직속 '정비사업 통합 민원 담당관'을 설립했다. 갈현1구역과 대조1구역, 불광5구역 등의 인허가 절차를 앞당긴다는 방침이다.

이수희 강동구청장도 도시개발 TF(테스크포스)를 구청장 직속으로 격상했다. 명일동 일대 1만2000여가구의 재건축 사업을 직접 챙길 예정이다. 장위·월곡·길음 일대에 총 138개 정비사업을 진행하는 성북구는 3선에 성공한 이승로 구청장이 불필요한 절차를 줄이고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중앙·지방정부의 주택공급 확대 기조 하에 이주비 지원이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신속통합기획으로 대표되는 서울의 민간 주도 공급은 사업 지연이나 집값 불안의 가능성이 있어 대출 규제 등에 대한 정부와 국회의 협조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