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교진 교육부 장관이 지난달 8일 세종시 대통령기록관 카페에서 영유아·초등학교 저학년 학부모들, 자녀 교육 전문가 등이 참여한 '제4차 교육진담 간담회'에서 의견을 나누고 있다./사진=뉴스 1
전국의 초중고 학생 수가 사상 처음으로 500만명 아래로 떨어진 가운데, 정부가 '학교 통폐합'과 '소규모 혁신 학교' 운영이 보다 용이하도록 정책 수정에 나섰다고 한다. 올해 학생 수는 484만명으로 10년 전과 비교하면 100만명 넘게 감소했다. 학교는 그대로인데 아이들이 크게 줄면서 교육 체계의 변화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급변하는 현장을 감안해 이번에 교육부가 학교 통폐합과 관련한 과거 기준을 폐지한 것은 시의적절하다. 기존에는 학부모 반발 등을 감안해 학생 수가 적은 학교도 유지했지만, 앞으로는 시·도 교육청이 지역별 특수성을 감안해 자체적으로 통합 절차 등을 마련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학생 수가 감소한 지역의 학교 통합과 거점학교 육성 등에 탄력이 붙을 수 있다.

이번 결정은 단순한 행정 조치가 아니라 아찔한 '인구 절벽'의 단면을 또 한 번 드러낸 상징적 사안이다. 학생 감소로 곳곳에서 폐교를 걱정하는 학부모들이 증가하고 교과목 운영이나 급우 관계 형성, 진로 교육 등이 힘든 학교가 늘고 있다. 교육 붕괴를 막고,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선 줄어드는 학생에 맞춰 학교 구조조정과 혁신이 절실하다.


문제는 학령 인구의 감소 추세가 더 가파를 수 있다는 우려다. 5년 뒤에는 400만명 선이 무너지고, 2035년까지 빠른 감소가 예상된다. 학교 통폐합을 넘어 보다 근본적인 교육 시스템 재설계가 필요하다. 이는 비단 교육부만의 숙제가 아니다. 학생 수 감소를 막으려면 근본적으로 '저출산 해법'을 강화하는데 국가적 역량을 더 쏟아부어야 한다. 최근 국민적 관심이 쏠리는 반도체와 인공지능(AI) 사업을 포함해 미래의 성장 동력을 지원하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반도체 육성에 인재가 필요하다'고 외치면서도 정작 학생과 학교가 사라지면 공허한 구호일 뿐이다.

정부도 심각성을 감안해 국정 과제를 통해 아동 수당을 확대하고, 돌봄 서비스 지원을 강화하는 등의 저출산 대책을 추진 중이다. 다만 지금 펼치는 정책으로 가파른 학생 감소 추세에 대응할 수 있는지 점검이 필요하다. 국가의 역량 배분 측면에서 이대로 충분한지, 추가적인 대책과 예산 지원이 필요한지 등을 다시 짚어보자는 것이다. 민간이나 산업계와 공조할 수도 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한∙일 저출산 대책 교류위원회'를 출범시켜 양국의 저출산 정책과 연구 경험을 공유키로 했다. 산업계 스스로가 저출산과 노동력 감소를 심각한 걸림돌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공장은 몇 년이면 지을 수 있지만, 아이들 교육과 인재 육성에는 십수 년이 걸린다. 학생 수 감소가 보내는 경고음을 흘려들어선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