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 전경/사진제공=공정거래위원회

포항 세화고등학교를 운영하는 학교법인 세화학원이 하도급대금을 직접 지급하기로 합의해 놓고도 공사대금 일부를 지급하지 않은 사실이 적발돼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받았다.
22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세화학원은 2021년 9월 세화고 절개지 위험구간 보강공사를 원사업자인 A사에 발주했고 A사는 같은 해 12월 해당 공사 가운데 토공사 부분을 수급사업자 B사에 하도급했다.

이후 세화학원과 원사업자, 수급사업자는 토공사 대금을 세화학원이 수급사업자에게 직접 지급하는 '하도급대금 직접지급 합의'를 했다.


하도급법은 발주자와 원사업자, 수급사업자가 직접지급에 합의한 경우 발주자가 수급사업자에게 하도급대금을 직접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세화학원은 합의에 따라 공사대금을 지급해 왔지만 마지막 잔금 2640만원은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세화학원은 공사 하자를 이유로 잔금을 보류했다고 주장했지만 공정위 조사 결과 문제가 된 하자는 토공사를 수행한 수급사업자 B사가 아닌 다른 업체가 시공한 조경공사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로 세화학원과 원사업자, 수급사업자, 감리자가 참석한 회의자료에서도 토공사 잔여 대금이 2640만원이라는 사실이 확인됐으며 해당 금액은 수급사업자가 수행한 토공사 대금으로 판단됐다.

공정위는 세화학원이 정당한 사유 없이 하도급대금을 지급하지 않은 행위가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제14조 제1항을 위반했다고 판단하고 향후 같은 행위가 반복되지 않도록 재발방지 명령을 내렸다.

다만 현재 원사업자가 세화학원을 상대로 수급사업자 하도급대금 2640만원을 포함한 전체 공사대금 지급을 요구하는 민사소송을 진행 중인 점을 고려해 별도의 지급명령은 부과하지 않았다.

공정위는 이번 조치에 대해 "하도급대금 직접지급 합의가 체결된 경우 발주자 역시 하도급법상 지급 의무를 부담한다는 점을 명확히 한 사례"라고 설명했다.

지역 건설업계에서는 "직불 합의는 하도급업체의 대금 회수 위험을 줄이기 위한 제도인데 발주자가 합의 후에도 대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면 제도의 취지가 무색해진다"며 "발주기관의 책임 있는 대금 지급 문화가 정착돼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