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수천억 원대 담합 과징금 철퇴를 맞은 지 불과 두 달 만에 다시 가격 인상 카드를 꺼내 들면서, 전방 산업인 뷰티·식품·제약 업계의 원가 부담은 물론 소비자 물가 자극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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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티팩'은 할인 축소, 'CCP'는 가격 인상━
30일 제지업계에 따르면 무림그룹의 인쇄용지 계열사인 무림페이퍼와 고급 백판지 전문 계열사인 무림에스피(SP)는 최근 거래처에 '제품 공급 가격 조정의 건' 공문을 발송하고 패키지용 종이 주요 제품의 공급가격을 순차적으로 조정한다고 밝혔다. 우선 무림페이퍼는 화장품과 식품, 건강기능식품, 의약품 등의 포장 박스에 사용되는 프리미엄 패키지용 인쇄용지인 '네오 뷰티팩'의 기존 할인율을 오는 7월 27일 출고분부터 3%포인트(p) 축소하기로 했다.
가격을 직접 올리는 대신 할인폭을 줄이는 방식이지만 거래처 입장에서는 실제 구매 가격이 오르는 효과가 발생한다.
네오 뷰티팩은 일반 인쇄용지와 달리 접지와 톰슨(금형 절단), 코팅 등 후가공성이 뛰어나고 형태 유지력과 내구성이 우수해 화장품과 식품, 건강기능식품 등의 프리미엄 패키지 제작에 주로 사용되는 고부가가치 제품이다.
무림에스피는 고급 백판지 제품인 '네오CCP' 전 제품군의 기준가격을 8월 1일 출고분부터 4.0% 인상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네오CCP 전 제품군의 기준가격은 8월 1일 출고분부터 평량별 톤당 약 299만5000~302만4000원(VAT 별도)에서 311만5100~314만5300원으로 4.0% 인상된다.
패키지용 종이는 화장품과 식품, 건강기능식품, 의약품 등의 포장 박스를 제작하는 데 사용되는 고급 지류다. 단순한 포장재를 넘어 인쇄 품질과 내구성, 디자인 구현력이 중요한 제품으로 브랜드 이미지와 직결되는 만큼 관련 업계의 사용 비중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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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발 원가 압박…제지업계, 추가 인상 가능성━
무림은 가격 조정의 배경으로 중동 정세 악화에 따른 원가 부담을 들었다. 무림 측은 공문을 통해 "중동 전쟁 여파로 전 산업계의 원부자재 수급 불안과 원가 상승이 이어지고 있으며 유가 상승에 따른 에너지 및 물류 비용 증가 등 외부 환경 악화가 지속되고 있다"며 "시장 활성화와 안정적인 제품 공급을 위해 노력해왔지만 안정적인 공급을 유지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가격을 조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중동 지역 지정학적 리스크가 장기화하면서 원재료 조달 부담이 커진 데다 물류비와 에너지 비용도 동반 상승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26일 기준 3239.64를 기록하며 연중 최고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이달 초 2700선에서 불과 3주 만에 20% 가까이 상승한 수치다. 중동 불안으로 해상 운송비와 유류비 부담이 커지면서 제지업계의 제조원가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무림의 이번 선제적 조치로 인해 한솔제지와 한국제지 등 경쟁사들의 동향에도 이목이 쏠린다.
제지 시장 특성상 상위 업체의 가격 조정은 시차를 두고 업계 전반의 '도미노 인상'으로 이어지는 경향이 짙다. 경쟁 제지사들 역시 고환율과 해상 운임 압박을 동일하게 겪고 있는 만큼, 무림의 가격 인상 정착 여부를 모니터링하며 가격 조정 타이밍을 저울질할 가능성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중동 사태 이후 원자재와 해상운임, 에너지 비용이 동반 상승하면서 제지업계의 원가 부담이 예상보다 빠르게 커지고 있다"며 "패키지용 종이는 화장품과 식품업계에서 필수 소재인 만큼 가격 인상이 전방 산업의 원가 부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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