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열린 2027년도 최저임금위원회 9차 전원회의에 참석한 사용자위원과 근로자위원들이 회의를 시작하며 발언을 듣고 있다. / 사진=뉴스1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률을 결정하기 위한 최저임금위원회의 심의가 올해도 법정기한을 넘겼다. 노동계와 경영계가 각각 내년 최저임금으로 '1만2000원'과 '동결'을 제시한 가운데 오늘(30일) 회의에서부터는 본격적인 간극 좁히기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최저임금위원회는 이날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10차 전원회의를 열고 내년도 임금 인상률 논의를 이어간다. 앞서 노사는 지난 8차 전원회의에서 최초요구안을 제시한 뒤 9차 전원회의에서 심의를 지속했으나 입장차만 확인했을 뿐 별다른 수정안을 제시하지 않은 채 회의를 종료했다.

10차 회의에서는 노사의 1차 수정안이 제출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노사의 최저임금 요구안 격차는 1680원이다. 노동계는 고물가에 따른 실질임금 하락 등을 이유로 2027년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16.3% 인상된 1만2000원이 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월 근로시간 209시간(주5일 8시간) 기준 월급으로 환산 시 250만8000원이다.


반면 경영계는 임금 지불 주체인 중소기업과 영세·소상공인의 경영상황이 한계에 이른 점 등을 근거로 올해와 같은 시급 1만320원을 유지해야 한다고 맞섰다.

이날 회의에서는 이 간극을 얼마나 좁히느냐가 관건이다. 최저임금 법정 심의기한이 지난 29일까지였던 점을 감안하면 이날 회의부터는 노사가 적극적으로 수정안을 제출하며 의견 조율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다. 1차 수정안에 이어 2차, 3차 수정안이 연달아 제시될 가능성도 있다.


다만 단시간에 접점을 찾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경영계가 동결에 준하는 수준의 최저 인상률을 제시하며 노동계와의 협의가 표류할 가능성이 커서다.

노동계는 경영계의 이 같은 태도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근로자위원 간사인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은 지난 회의에서 "사용자위원의 최초 제시안인 동결·삭감 요구는 1992년부터 올해에 이르기까지 동결 20회, 삭감 3회로 총 23회에 달한다"며 "최소한의 양심과 호혜조차 보이지 않고, 사용자위원들의 진정성 있는 의지와 태도를 읽기조차 매우 어렵다"고 비판했다.


경영계는 현재의 경영 상황을 고려하면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사용자위원 간사인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는 "최저임금은 소상공인 경영난의 주요 원인 중 하나"라며 "최저임금 부담이 더 커진다면 영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은 더 이상 버텨내기 어려운 경영 위기로 내몰릴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지난해에도 노동계와 경영계는 10차례에 걸친 수정안을 제출한 끝에 최저임금 격차를 최초 1470원에서 200원으로 좁혔고, 역대 정부의 임기 첫해 최저임금 인상률 중 가장 낮은 2.9% 인상에 합의한 바 있다.
접점을 찾지 못할 경우 공익위원들이 '심의촉진구간'을 제시해 노동계와 경영계에 해당 구간 안에서 최저임금을 논의할 것을 제안하게 된다.

그럼에도 이견이 지속되면 공익위원들이 심의촉진구간에서 중재안을 마련해 표결에 부쳐 결정한다. 최저임금제 시행 이후 노사 합의로 최저임금이 결정된 것은 1989년, 1991년, 1993년, 1995년, 1999년, 2007년, 2008년, 지난해 등 총 8차례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