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비에이치 주가는 전날 1만7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5월26일 4만200원으로 최고점을 기록한 것에 비하면 60%가량 하락한 수치다.
주가 하락의 주된 요인은 인공지능(AI)용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급증에 따른 '칩플레이션(반도체+인플레이션)'이 꼽힌다. AI 데이터 센터 확장으로 범용 메모리 공급 부족이 발생해 가전 및 스마트폰 제조 원가 상승으로 이어졌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D램 및 낸드플래시 가격 급등으로 지난해 스마트폰을 포함한 가전 제조용 메모리 비용은 1년 전 대비 600% 이상 상승했다. 올해 1분기에도 40~50% 추가 상승한 데 이어 2분기 역시 약 20% 더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애플은 메모리값 상등 등을 이유로 제품가격을 인상했다. 지난달 25일(현지시각) 맥북과 아이패드 등 주요 제품의 가격을 모델별로 최소 100달러(약 15만원)에서 최대 300달러(약 45만원)까지 올렸다.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애플은 "AI 데이터 센터의 급격한 확장이 메모리와 저장 공간 수요 폭증을 유발했고 여러 제품의 가격을 인상해야 할 시점에 도달했다"며 추가적인 인상 가능성도 시사했다.
비에이치의 주력 사업은 스마트폰·노트북 등 IT 기기 OLED(올레드·유기발광다이오드)에 탑재되는 연성인쇄회로기판(FPCB) 공급이다. 비에이치가 베트남에서 생산한 FPCB를 삼성디스플레이에 공급하면 삼성디스플레이가 아이폰 OLED용 패널을 제조해 북미 IT 기업인 애플에 최종 납품하는 방식이다.
비에이치의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3715억원 가운데 FPCB 사업부문이 2838억원으로 전체의 76.4%를 차지하며 애플향 매출 비중은 전사 매출의 70% 수준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애플 제품의 판매 실적에 따라 비에이치의 실적이 영향을 받는 구조다.
지난해 비에이치의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540억원으로 2024년 870억원 대비 38% 감소했다. 올해 2분기 실적 전망치 역시 하향 조정됐다. 금융정보업체 애프앤가이드가 집계한 비에이치의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136억원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15.1% 줄어들 전망이다.
양승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가격 상승에 따라 북미 고객사향 출하 역시 원가 절감 기조가 본격화되면서 신제품 판가 상승폭이 기대 대비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는 원재료 가격 상승 부담과 맞물려 수익성 개선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회사 관계자는 "해당 부품을 고객사에 지속 공급 중이나 반도체 가격 인상이나 최종 고객사가 결정하는 완제품 판매가 등은 공급사가 예측하거나 관여할 수 없는 영역"이라고 설명했다.
비에이치는 모바일 시장 의존도를 완화하기 위해 휴머노이드 로봇 등 신성장 분야로 다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비에이치 관계자는 "모바일 사업 비중이 높은 구조는 사실이나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주력 사업은 유지하고 휴머노이드 로봇 등 신규 연구개발을 진행 중"이라며 "현재 샘플 개발 단계로 연구개발(R&D) 투자를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존중받는 개인, 부강한 대한민국’ 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