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군 당국에 따르면 광주 군공항 이전을 위해서는 주한미군지위협정(SOFA)에 근거한 한미 협의와 공동운영기지(COB) 재지정이 필요하다. 광주 군공항은 평시에는 미 공군이 상시 주둔하지 않지만 유사시 미 항공전력이 전개되는 국내 5개 한미 공동운영기지 중 하나다. 주한 미 7공군 대변인도 "광주기지에 중요한 군사적 이해관계가 있다"고 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동행미디어 시대와의 통화에서 "광주 군공항 관련해 구체적인 방안은 아직 결정된 바 없다"면서도 "대비태세에 문제가 없도록 노력하는 동시에 국가정책에 부응하기 위해 공군 및 미국 측과 긴밀히 협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미국 쪽에서 공문이나 협의 요청이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그 부분에 대해 설명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답했다.
조성렬 경남대 군사학과 교수도 "SOFA 협의에는 시간이 많이 걸리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조성렬 교수는 "기존에 있던 기지 기능을 바꾸는 것인 만큼 미국의 동의가 필요하고, 그러려면 대체 기지의 사용 타당성부터 인정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우리 정부의 의지만으로는 부지 이전에 속도를 내기 어려운 상황이 생길 수 있다는 설명이다.
미국과 협의를 하려면 대체부지가 필요하다. 그런데 대체부지를 언제 마련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이전 대상지로 거론되는 무안군은 ▲광주 민간공항의 무안국제공항 선 이전 ▲전남광주통합특별시와 정부의 1조원 규모 지원 ▲국가 차원의 획기적인 인센티브 제공 등 '3대 선결조건'을 요구하는 중이다. 무안군은 기본적으로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에 환영한다는 입장이지만 지난달 30일 이전부지 선정을 위한 협의체 회의에도 불참하는 등 비교적 강경한 태도다.
현재 정부는 호남 반도체 프로젝트를 속전속결로 추진 중이다. 지난달 29일 청와대에서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를 열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400조원씩 총 800조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해 12월 'AI 시대 반도체산업 전략'을 발표할 때만 해도도 '광주 패키징 거점' 정도로 계획했던 구상이 반년 만에 크게 격상된 것이다.
이후 후속조치가 숨 가쁘게 이어졌다. 지난 6일에는 광주 군공항 부지 250만평이 최종 후보지로 확정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프로젝트 점검회의를 주재했다. 이 대통령은 토지 확보 과정에서 '알박기'가 있다면 강제 수용 절차를 밟도록 지시하기도 했다. 사흘 뒤인 9일에는 국토교통부가 부지 인근 364.19㎢를 2년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었다.
군공항 부지를 완전히 비우기 전에 반도체 공장부터 짓겠다는 방안도 논란거리다. 국유재산법에는 군이 대체 시설을 다 지어야만 기존 부지(광주 군공항)를 넘겨줄 수 있다는 '선(先)건설-후(後)양도' 원칙이 있다. 새집을 다 지은 뒤에야 헌집을 비워도록 해둔 조항이다. 그런데 정부는 국방부가 이미 사들여놓은 탄약고 이전 예정지 등 나대지 63만평을 활주로 구역과 별도로 먼저 넘겨받아 공사에 들어가도록 국유재산법의 '선양여' 제도를 손질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조상근 교수는 "한쪽에서 군 작전이 진행되는 동안 다른 한쪽에서는 공사를 진행한다는 이야기"라며 "유사시 발생할 수 있는 여러 현대전 상황의 위협을 충분히 막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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