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뚜기라면은 13일 경상북도·구미시와 투자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구미2국가산업단지 내 수출용 라면 생산공장을 신설하기로 했다. 회사는 2026년부터 2029년까지 총 2000억원을 투자해 생산시설을 구축하고 120명의 신규 인력을 채용할 계획이다.
이번 투자는 전 세계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K라면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수출 생산거점 확보 차원에서 추진됐다. 오뚜기 제품은 현재 70여 개국에 수출하고 있으며 글로벌 시장 확대에 맞춰 생산 역량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라면업계의 생산시설 투자 경쟁은 이미 시작됐다. 삼양식품은 지난 6월 경남 밀양 제2공장을 준공했다. 1838억원을 투입한 밀양2공장은 연간 8억3000만개의 라면 생산 능력을 갖췄다. 기존 밀양1공장과 합치면 연간 생산능력은 15억8000만개로 늘어나며 익산·원주공장을 포함한 전체 불닭면류 생산능력은 약 28억개 수준에 달한다. 글로벌 시장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불닭볶음면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투자다.
농심 역시 해외 수요 증가에 맞춰 생산시설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 제2공장 가동을 통해 현지 생산능력을 연간 8억5000만개 수준으로 끌어올렸으며 부산 녹산국가산업단지에는 수출 전용 스마트공장을 건설 중이다. 녹산공장이 본격 가동되면 연간 12억개 규모의 생산체제를 구축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가 앞다퉈 증설에 나서는 배경에는 K라면의 독보적인 해외 성장세가 있다. 관세청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K라면 수출액은 전년 대비 21.8% 증가하며 사상 처음으로 15억달러를 돌파했다. 올해 상반기엔 전년 동기 대비 27.9% 늘어난 9억3540만달러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올해 사상 처음으로 연간 수출 20억달러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수출 시장이 미국과 중국을 넘어 유럽, 중동, 중남미 등으로 확대되면서 생산능력 확보는 기업들의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삼양식품은 해외 매출 비중이 80%에 육박할 정도로 수출 의존도가 높아졌으며 불닭볶음면은 현재 100여 개국에서 판매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최근의 증설 경쟁을 일시적인 유행 대응이 아닌 장기 성장 투자로 보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K라면 인지도가 빠르게 높아지고 대형 유통망 입점도 확대되면서 안정적인 공급 능력이 브랜드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라면산업이 이미 내수산업의 범주를 완전히 벗어났다고 평가한다. 과거에는 국내 시장 점유율 확보가 핵심 과제였다면 이제는 누가 글로벌 수요에 안정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생산능력을 확보하느냐가 경쟁력의 핵심이라는 것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K푸드 열풍이 일시적 유행을 넘어 글로벌 식문화로 자리 잡으면서 라면업체들의 증설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며 "국내 라면기업들은 한국 소비자가 아니라 전 세계 소비자를 상대로 공급 속도와 물량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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