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과 노자산지키기시민행동은 지난 10일 사업 현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환경영향평가 협의 조건이었던 대흥란 시범이식은 사실상 실패했다"며 사업 중단을 촉구했다.
거제남부관광단지는 남부면 탑포리와 동부면 율포리 일대 369만㎡ 부지에 총사업비 4277억원을 투입해 2031년까지 조성하는 대규모 관광개발사업이다.
휴양콘도미니엄과 관광호텔, 호스텔 등 숙박시설을 비롯해 해양스포츠체험장, 생태체험시설, 운동·휴양문화시설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하지만 사업부지 일대가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인 대흥란의 국내 최대 규모 서식지로 확인되면서 환경 훼손 논란이 이어져 왔다.
앞서 낙동강유역환경청은 2023년 12월 환경영향평가 협의 과정에서 사업부지에서 확인된 대흥란 230촉 가운데 10%인 23촉을 먼저 시범 이식한 뒤 최소 2년간 생존 여부를 확인하고 생존이 검증될 경우 나머지 개체를 이식해 사업을 추진하도록 조건부 협의를 내렸다.
환경단체는 사업자가 개발구역 내 기존 자생지 3곳에 이식한 17촉을 지난 7일까지 조사한 결과 "단 한 촉도 개화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반면 같은 울타리 안의 기존 자생 개체는 60여 촉이 꽃을 피웠고 사업 예정지 전체에서는 850여 촉이 개화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환경단체는 대흥란이 특정 토양균과 주변 수목에 의존하는 공생관계를 통해 생존하는 종속영양식물이어서 이식 자체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이번 결과는 "이식 후 생존이 어렵다는 과학적 사실을 다시 확인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사업자가 당초 협의 조건인 23촉보다 많은 50촉을 굴취해 이식 또는 연구용으로 반출했다며 협의 조건 위반 의혹도 제기했다. 환경당국도 이에대해 별다른 제재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식 개체와 기존 자생 개체를 명확히 구분할 수 있는 유전자 분석이나 안정동위원소 분석, 물리적 격리 등 검증 절차가 이뤄지지 않아 이식 성공 여부 자체를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반면 사업자인 경동건설 측은 환경단체 주장과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사업자는 이식 개체 가운데 지난해 8촉, 올해 1촉이 개화했다고 환경당국에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단체는 이날 ▲대흥란 시범이식 실패 인정 ▲거제남부관광단지 사업 중단 ▲기존 전문가그룹 해체와 공식위원회 구성 ▲시민단체 참여 보장 등을 촉구했다.
이번 논란과 관련해 사업자와 경상남도, 낙동강유역환경청은 전문가그룹의 최종 검증 결과를 토대로 시범이식 성공 여부를 판단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시범이식 결과에 대한 전문가 판단은 향후 사업 추진 여부를 결정하는 핵심 변수 가운데 하나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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