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슈아크랩 로베코자산운용 아시아태평양 주식운용 대표가 올해 하반기 아시아 시장을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사진=염윤경 기자
글로벌 자산운용사 로베코자산운용이 올해 하반기 글로벌 주식시장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유지했다. 기업 이익이 견조한 데다 아시아 증시는 미국 대비 밸류에이션 매력이 여전히 높다는 분석이다.
로베코자산운용은 14일 오전 10시 서울여의도 금융투자교육원에서 '하반기주식전망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날 발표자로는 조슈아 크랩 아시아태평양 주식운용 대표와 크리스 버쿠워 글로벌 주식 포트폴리오 매니저가 참석했다.

크랩 대표는 최근 글로벌 시장 환경에 대해 "변동성이 높아졌지만 기업의 실적과 이익률은 여전히 양호하다"며 "주식시장은 여전히 위험자산 선호 환경에 놓여 있다"고 말했다. 특히 한국과 대만을 중심으로 기업 이익 전망치가 상향 조정되고 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아시아 증시는 향후 미국보다 추가 상승 여력이 크다고 진단했다. 미국 증시는 높은 밸류에이션으로 추가적인 재평가 여력이 제한됐지만 아시아는 기업 이익 증가에도 상대 밸류에이션이 오히려 낮아졌다는 것이다.

크랩 대표는 "아시아 증시는 지난 45년 흐름과 비교해도 기업 이익 대비 매우 저평가된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며 "미국과 아시아의 밸류에이션 격차가 극단적으로 벌어져 있어 아시아 리레이팅 가능성이 여전히 크게 열려 있다"고 분석했다.

AI 투자 확대 역시 긍정적인 요소로 꼽았다. 과거 AI가 미국 소프트웨어 기업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반도체와 장비, 로보틱스 등 하드웨어 공급망을 보유한 아시아 기업의 역할이 부각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아시아는 하드웨어를 통해 AI 성장의 혜택을 받을 수 있고 소프트웨어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산업 파괴 위험으로부터도 상대적으로 보호받고 있다"며 "향후 포토닉스와 로보틱스, 피지컬 AI로 투자가 확대되는 과정에서도 아시아 기업이 수혜를 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만약 AI 관련 종목이 조정받을 경우에는 그동안 상승에서 소외됐던 국가와 업종으로 투자 기회가 확산할 수 있다는 점도 짚었다. 크랩 대표는 "최근 투자자 관심의 90%가 AI에 집중돼 있다"며 "AI가 압박받는 순간 소비재와 헬스케어, 금융 등 다른 업종에서 새로운 기회가 부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 증시에 대해서는 AI와 반도체 외에도 밸류업과 수출 경쟁력에 주목했다. 반도체를 향한 관심이 둔화할 경우 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 등 주주환원 정책이 다시 주목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크랩 대표는 "한국은 강력한 수출 실적을 이어가고 있으며 모든 수출이 반도체와 메모리에만 집중된 것은 아니다"라며 "전력기기와 로보틱스, 조선 등 고부가가치 산업의 수출 증가세도 한국 시장을 지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크리스 버쿠워 로베코자산운용 글로벌 주식 포트폴리오매니저가 당분간 글로벌 주식시장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사진=염윤경 기자
이어 발표한 크리스 버쿠워 매니저 역시 글로벌 주식시장의 우상향 전망을 유지하면서도 극단적인 '성장주 쏠림'에 대한 경고등을 켰다.
버쿠워 매니저는 "현재 시장의 AI 쏠림은 2000년대 초 IT 버블 당시와 유사한 수준"이라며 "당시와 달리 주도 기업들이 실제로 높은 이익을 내고는 있지만, 성장주와 가치주의 격차가 과도하게 벌어진 만큼 비싸진 기술주 비중을 일부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글로벌 주식시장의 상승세는 지속되겠지만, 상황이 악화될 때를 대비해 '비상구' 가까이에 서 있어야 할 시점"이라며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조언했다. AI 영향력이 시장 전반으로 확산하는 과정에서 펀더멘털이 견조하고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소비재, 금융, 헬스케어 등 가치주 업종의 비중을 늘리는 전략이 유효하다는 설명이다.

한편 이번 간담회를 주최한 로베코자산운용은 네덜란드에 본사를 둔 글로벌 자산운용사로, 퀀트 및 ESG 투자를 기반으로 글로벌 주식과 채권 등 다양한 멀티에셋 전략을 운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