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당권주자인 김민석, 정청래, 송영길, 고민정 대표 후보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 사진=뉴스1
더불어민주당이 차기 지도부를 선출하는 8·17 전당대회 후보 등록에 돌입하면서 본격적인 레이스가 시작됐다. 당대표 선거에는 김민석 전 국무총리와 정청래·송영길 전 대표, 고민정 의원, 김보미 전 강진군의회 의장 등 5명이 도전한다. 최고위원 선거에도 두자릿수 후보가 출사표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16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이날부터 오는 17일 오후 6시까지 이틀 동안 당대표·최고위원 후보자 등록 신청을 받는다. 이날 오전 김 전 총리와 정 전 대표는 대리인을 통해 후보 등록을 마쳤고 송 전 대표와 고 의원은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를 직접 찾아 등록했다. 김보미 전 강진군 의장은 17일 접수를 완료할 예정이다.

당대표 후보가 5명에 이를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민주당은 오는 21일 예비경선을 열어 본경선에 진출할 후보 3명을 가린다. 당대표 예비경선은 ▲중앙위원 투표 35% ▲권리당원 투표 35% ▲국민 여론조사 30%를 합산하는 1인1표 방식으로 진행된다.


당대표 후보들은 후보 등록을 마치고 본격적인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정치권에서는 현재 김 전 총리와 정·송 전 대표를 중심으로 한 3파전이 펼쳐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고 의원과 김 전 의원이 예비경선에서 얼마나 존재감을 드러내며 본경선 진출권 경쟁을 펼칠지도 첫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김 전 총리는 후보 간 난타전에서 한발 물러나 당 혁신과 정책 비전을 제시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김 전 총리는 전날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민주당 4대 혁신 플랜'을 발표하고 ▲청년의 민주당 추진 ▲이기는 대통합 추진 ▲숙의주권 인공지능(AI) 문화정당 추진 ▲공정한 시스템 공천 정상화를 제시했다. 특히 이재명 정부의 민생·실용 기조에 맞춰 진보와 개혁, 중도, 보수를 망라한 합리적이고 유능한 인사를 영입하는 전방위적인 연대·통합·확장에 나서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김 전 총리는 "제도화 전까지는 당대표 권한으로 청년 지명직 최고위원 1석을 두고 청년들이 직접 참여하는 공개 선발 방식으로 선임하겠다"며 "이후 당헌 개정을 통해 선출직 청년 최고위원을 제도화하겠다"고 밝혔다.


정 전 대표는 당내에서 검사 보완수사권 존치를 둘러싼 신중론이 제기되는 가운데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를 거듭 강조하며 전통적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정 전 대표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검사 권력 오남용 사례로 본 형사소송법 개정 토론회'에 참석해 "검찰개혁은 민주당의 정체성이자 개혁의 깃발이고 상징"이라며 "정체성이 훼손되고 깃발이 찢어지고 상징이 얼룩진다면 민주당을 지지해온 전통적 지지층에 엄청난 실망과 외면이 밀려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검찰개혁에 실패하면 총선도 상당히 어려워진다고 생각한다"며 "보완수사권은 전면 폐지해야 한다. 검사에게 수사를 주지 않는다는 것이 우리 정부와 민주당의 약속이고 대원칙"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경찰에 문제가 있다고 해서 다시 폐해가 있던 검찰(검사)에 수사권을 돌려주자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것"이라며 "진료는 의사에게, 약은 약사에게, 수사는 경찰에게, 기소는 검사에게라는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고 했다.

정 전 대표는 경쟁 주자들의 공세에 적극적으로 맞대응하기보다 자신을 공격받는 후보로 규정하며 당원들의 결집을 호소했다. 그는 "제가 역적으로 비유되고 제 목을 잘라야 한다는 표현으로 소환되고 제 입으로 말씀드리기 어려운 표현들이 난무하는 것을 보면서 같은 동지로서 서글프고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누차 말씀드렸듯 때리면 맞을 것이고 2대1, 3대1로 거의 집단폭행을 당하듯이 하고 있다"며 "제가 맞을수록 당원들이 저를 보호하고 지켜주실 것이라고 믿는다"고 했다.

송 전 대표는 자신이 특정 후보를 돕기 위한 '페이스메이커'가 아니라 직접 승리하기 위한 '필승메이커'라는 점을 내세웠다. 그는 후보 등록을 마친 뒤 "송영길이 페이스메이커 아니냐, 정청래를 막기 위해 나오는 것 아니냐는 오해가 있었다"며 "오늘 후보 등록을 계기로 이를 씻고 필승메이커로서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뛰겠다"고 말했다.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차별점으로 광역자치단체장 경험을 제시했다. 그는 "제가 유일하게 광역자치단체장 경험을 가진 사람으로서 이재명 대통령의 고충을 가장 잘 이해하고 대안을 제시할 수 있다"며 "선거운동 과정에서 송영길의 장점이 더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고 의원은 청년과 중도층까지 아우르는 '젊은 민주당'을 앞세웠다. 고 의원은 후보 등록 후 "청년들의 마음을 진심으로 공감하고 청년들을 키워낼 수 있는 젊은 민주당을 꿈꾼다"며 "민주당 당원뿐 아니라 수많은 국민을 아우를 수 있는 국민의 민주당, 모두의 민주당이 되기를 희망하는 마음으로 후보 등록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저의 도전이 일주일짜리가 될지 한달짜리가 될지는 알 수 없다"면서도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일에도 도전할 줄 알고 부딪히고 깨지더라도 다시 일어나는 회복탄력성을 가진 정당이라는 것을 증명하겠다"고 했다.

총 5명을 선출하는 최고위원 선거에는 출마 의사를 밝힌 후보만 10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후보가 9명 이상일 경우 오는 21일 예비경선을 실시해 본경선 진출자 8명으로 압축한다. 예비경선은 중앙위원과 권리당원 투표를 각각 50% 반영하는 1인2표 연기명 방식으로 치러지며 후보별 득표율과 순위는 공개하지 않는다.

박선원 의원은 이날 가장 먼저 최고위원 후보 등록을 마쳤다. 박 의원은 후보 등록 후 "이재명 대통령의 성과를 더욱 단단하게 하고 국민들이 '이재명 대통령을 뽑으니 나라가 달라지고 있다'고 느낄 수 있도록 민주당이 제대로 일해야 한다"며 "일 잘하는 민주당, 위기에 순발력 있게 대처하는 민주당을 만들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