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3월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 2심 공판에 출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 사진=서울중앙지방법원
윤석열 전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만난 적 없다' 등의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혁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데 대해 여야가 엇갈린 평가를 내놨다. 더불어민주당은 "탄핵 이전 이미 대통령의 자격이 없었던 것"이라고 했고, 국민의힘은 "이재명 대통령 재판도 재개해야 한다"고 맞섰다.
강준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27일 오후 4시 국회 소통관에서 "뻔뻔한 거짓말로 국민을 우롱한 것"이라며 "그 죄질의 무게를 고려하면 지극히 당연한 판결"이라고 밝혔다.

강 수석대변인은 "내란수괴 윤석열은 탄핵 이전에 '이미 대통령의 자격이 없었다'는 것을 증명한 판결"이라며 "이제 거짓으로 대통령직을 찬탈한 윤석열을 후보로 세운 국민의힘이 책임질 차례"라고 했다.


강 수석대변인은 "만약 2심, 3심을 지켜봐야 한다며 시간끌기에 나서거나 윤석열 개인의 탓으로 어물쩍 넘길 생각을 하고 있다면 이는 커다란 오산"이라며 "즉각 국민께 사죄하고 혈세로 보전받은 397억원의 선거비용 반환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27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1심 선고가 진행되고 있다. 이날 법원은 윤 전 대통령에게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 사진=서울중앙지방법원
서울중앙지법 형사21부(재판장 조순표)는 이날 오후 2시 윤 전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 1심 선고 공판에서 "피고인이 자신에게 유리하도록 허위 사실을 공표했다"며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윤 전 대통령은 대선 후보였던 2021년 12월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기소됐다.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이 뇌물수수 의혹으로 경찰 수사를 받을 때 대검찰청 출신 이남석 변호사를 소개해 준 적이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부적절한 일은 전혀 없었다"고 말한 것이다.

윤 전 대통령은 2022년 1월 불교리더스포럼 출범식 인터뷰에서 기자들이 '건진법사 전씨와의 관계'에 대해 묻자 "전씨를 당 관계자로부터 소개받았고 김건희 여사와 함께 만난 적은 없다"는 취지로 말했다.


그러나 이날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이 변호사 소개 행위를 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변호사인 사람을 연결해 사건에 대한 경위나 대응방안에 대해 조언을 구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통상 '변호사 소개'라고 평가된다"고 했다.

재판부는 '건진법사와의 만남 발언'에 대해서도 "당시 윤 전 대통령에게 무속 논란이 있던 상황에서 이러한 발언은 윤 전 대통령 부부와 전씨가 전혀 만난 사실이 없다는 인상을 주기 충분하다"며 "윤 전 대통령의 발언이 공직선거법이 보호하려는 법익인 유권자의 올바른 결정이 방해받았다고 보기엔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2025년 12월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5부 요인 초청 오찬에 참석하고 있다. 오른쪽은 조희대 대법원장. / 사진=뉴시스
그러나 국민의힘은 항소심 등을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후 4시30분 국회 소통관에서 "법 앞에 예외는 없다"며 "이재명 대통령 재판도 신속히 재개해 결론내야 한다"고 밝혔다.
박 수석대변인은 "이 대통령의 허위사실 공표에 따른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은 이미 대법원의 유죄 취지 판단이 내려진 사안"이라며 "형이 확정되면 민주당은 국민 혈세로 보전받은 대선 선거보전금 434억원을 반드시 반환해야 한다"고 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윤 전 대통령 사건은 대법원의 최종 판단을 기다려야 하는 사안"이라며 "반면 이재명 대통령 사건은 이미 대법원의 판단이 내려진 만큼 더 이상 지연될 이유가 없다"고 했다.

박 수석대변인이 언급한 이 대통령의 사건은 지난해 5월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무죄 원심을 파기하고 유죄 취지로 서울고법에 돌려보낸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이다. 이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인 2021년 12월 고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을 몰랐다는 취지로 말하고 백현동 부지 용도변경에 국토교통부 협박이 있었다고 발언해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지만 항소심은 이 발언을 의견 표명으로 보고 무죄를 선고했다.

다만 대법원의 파기 환송으로 유죄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 파기환송심을 맡은 서울고법 형사7부는 이 대통령의 취임 뒤인 지난해 6월 대통령 불소추 특권을 규정한 헌법 84조를 근거로 공판기일을 추후 지정하며 재판을 멈췄다. 재직 중 형사재판까지 정지되는지를 두고 처음 나온 사법적 판단으로, 국민의힘은 이 정지를 풀고 재판을 신속히 재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편 박 수석대변인은 이날 '윤 전 대통령의 형 확정시 선거비용 약 397억원을 내야 하는 대비는 돼 있느냐'는 질의에 "이번에 내려진 1심 판결이 상고심에서 바뀔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했다. 국민의힘의 당사를 팔아 비용을 마련해야 하느냐는 추가 질의에는 "당사를 팔아야 한다면 민주당 당사부터 먼저 파는 게 나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