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이 24일 서울 동작구 대한전문건설협회에서 열린 건설산업 상생협력 및 공정거래 협약 체결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사진=권창회
매출이 3년 새 약 네 배 가까이 늘어난 건설사가 정작 하도급업체에는 해당 기간 동안 공사대금 지급부터 계약서 발급까지 법정 의무 5가지를 모두 어긴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 업체에 과징금을 부과하고 시정명령을 내렸다.

30일 공정위에 따르면 건룡건설은 지난해 3월 경북 구미의 한 요양원 대수선·증축공사 중 기계설비공사를 수급사업자에 위탁한 뒤 공사대금 1억333만원을 지급하지 않았다. 하도급법은 목적물을 인수한 날로부터 60일 이내에 대금을 지급하도록 강제하고 있다.


공정위가 함께 공개한 자료를 보면 건룡건설의 매출액은 2021년 34억6300만원에서 2024년 127억3600만원으로 3.7배로 늘었다. 같은 기간 자산총계도 16억7500만원에서 80억2400만원으로 불었다. 이번에 미지급된 하도급대금은 2024년 매출액의 1%에도 못 미치는 규모다.

건룡건설은 하도급업체에 추가공사를 지시하면서 계약서면도 내주지 않았다. 기존 계약에 없던 공사를 맡길 경우 착공 전에 대금과 지급방법 등을 적은 서면을 발급해야 한다는 규정도 어겼다.

또한 선급금 지급 의무도 지키지 않았다. 건룡건설은 발주자로부터 선급금을 받고도 그 비율에 따라 수급사업자에게 지급해야 할 5761만4000원을 주지 않았다. 이 밖에도 설계변경에 따른 대금 조정 의무 역시 이행하지 않았다. 발주자로부터 설계변경을 이유로 원도급 계약금액을 증액받았지만 같은 비율로 하도급대금을 올려주지 않았다.


공정위는 대금 미지급 행위가 하도급 거래질서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크다고 보고 과징금 1억300만원을 부과했다. 미지급 대금을 지급하라는 명령과 함께 재발방지명령도 내렸다. 나머지 4건의 위반 행위에 대해서도 재발방지명령을 부과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앞으로도 원사업자의 하도급법 위반행위를 엄중히 제재해 불공정한 거래 관행을 시정하고, 수급사업자의 권익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