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재규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단일종목 레버리지에 대해 다시 한 번 경고했다. /사진=머니투데이
배재규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가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또다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상장지수펀드) 투자에 대해 비판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최근 국내 증시의 급격한 변동성을 키운 요인으로 지목됐다.
삼성자산운용에 몸담았던 배 대표는 ETF 상품을 설계하고 국내 시장에 선보인 'ETF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인물이다. 그가 대표를 맡은 한국투자신탁운용은 ACE 삼성전자단일종목레버리지와 ACE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를 운용하고 있다.

앞서 배 대표는 지난 20일에도 단일종목 레버리지 투자를 멈추라는 글을 올렸다가 삭제한 바 있다. 상품 운용사 대표가 상품을 비판하는 이례적인 상황인 데다 국내 'ETF의 아버지'라 불리는 배 대표의 글이라 더 주목 받았다.


배 대표는 생각보다 많은 연락을 받았기에 글을 지웠다고 설명했지만 그는 이날 다시 글을 올려 시장에 경고를 날렸다.

그는 이날 게시글에서 "레버리지와 인버스 2배 상품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잘 알고 있다"며 "변동성이 커지고 등락이 반복되면 일일 재조정(리밸런싱)과 복리 효과 때문에 상품의 가치가 빠르게 훼손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 정도면'이라는 식의 태도를 경계해야 한다고도 썼다. 배 대표는 "많은 사람이 '이 정도면 많이 빠졌으니 오르겠지' 혹은 '잠깐 들어갔다가 금방 나오면 되겠지'라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한두 번 수익을 낼 수는 있지만 그런 방식으로는 부자가 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배 대표는 단일종목 레버리지를 하지 않는 것이 최선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원래는 상장폐지가 아닌 '자연사'를 시켜야 한다고 했지만 해당 표현은 이후 삭제됐다.

다만 상장폐지는 급격한 혼란을 줄 수 있는 만큼 점진적으로 충격을 줄여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는 "투자자들은 투자하지 않는 것이 최선"이라며 "상장폐지보다는 운용사나 LP(유동성공급자), 약간의 제도상의 도움으로 점진적으로 줄여가는 게 최선"이라고 주장했다.

최근 증시 변동으로 혼란을 겪는 투자자들에게는 견뎌야 한다고 조언했다. 계속 시세를 확인하는 것보다는 때로는 손을 놓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배 대표는 "시장은 현재 고점에서 거의 40% 가까이 하락했고 투자자들은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할지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며 "이처럼 거친 변동성은 때로는 그냥 바라보며 견뎌야 한다"고 적었다.

그는 시장을 단기적인 관점이 아닌 장기적 관점에서 지켜보라고 조언했다. 배 대표는 "단기 가격을 예측해 대응하려 하지 말고 투자한 산업의 방향이 여전히 맞는지를 보라"며 "펀더멘털이 훼손되지 않았다면 하루하루의 가격에 지나치게 흔들리지 말고 차라리 시장에서 떨어져 책을 읽으라"고 제안했다.

그 이유는 코스피를 주도하는 반도체는 AI 시대에 필수 불가결한 존재지만 사이클을 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배 대표는 "AI 반도체에 투자하려면 메모리는 여전히 시크리컬(주기성) 산업이라는 것 한 가지는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은 대규모 투자를 하고 있고 중국도 부상하고 있기에 당장은 아니더라도 결국 공급 과잉은 시간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산업의 변동성을 줄이기 위해 시장 전반에 투자해야 한다고 짚었다. 배 대표는 "설계와 메모리, 파운드리, 장비를 함께 투자해야 한다"며 "산업의 한 부분이 흔들려도 생태계 전체의 성장을 함께 가져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불안한 것은 당연하지만 원칙을 바꾸지 말라"며 "방향이 맞는다면 시간을 견뎌야 한다. 시간이 내 편인 투자를 했다면 시장의 소음에서 잠시 벗어나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