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검찰 수사권 폐지 이후 피해자 인권 강화 방안' 토론회에서 참석자 김모씨는 정 대표의 인사말 도중 객석에서 "검찰 수사권 폐지가 국민과 피해자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검토했느냐"고 항의했다.
김씨는 정 대표가 과거 '사법권의 중립'이라고 말했다고 주장하며 "사법권은 중립이냐, 독립이냐"고 거듭 물었다. 이에 일부 참석자들이 "회의를 방해하지 말라" "나가라" 등 고성을 냈다.
정 대표는 참석자들을 진정시킨 뒤 김씨를 단상으로 불러 발언 기회를 줬다. 김씨는 "피해자에 대한 고려 없이 검찰 수사권 폐지를 먼저 결정한 것 아니냐"며 "검찰 수사권 폐지로 피해자에게 2차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지 먼저 확인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대표는 김씨의 발언이 끝난 뒤 "정책은 1%가 반대하든 100%가 반대하든 항상 비판받는 영역에 있다"며 "비판받는 지점을 줄여나가는 것이 좋은 정책"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법권 중립이라고 말한 기억은 없으며 사법부는 독립"이라고 답했다.
정 대표는 검사의 보완수사권 폐지의 원칙으로 ▲검사는 수사하지 않는다 ▲경찰 수사에 대한 민주적 통제를 강화한다 ▲범죄 피해자 보호를 충실히 한다는 3가지를 제시했다.
그는 "검사에게 보완수사 요구권과 긴급 보완수사 요구권, 기소 전 면담확인권을 부여한다"며 "경찰이 보완수사 요구를 이행하지 않으면 수사관을 교체하고 징계에 회부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절대적 독점은 절대 부패하게 돼 있다"며 "견제받지 않고 감시받지 않는 권력은 언제나 탈이 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80년 동안 국민이 염원해 온 수사와 기소 분리 원칙이 시작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정 대표는 "검찰개혁이 오늘 100%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며 "미진한 부분이 발견되면 국민 눈높이에 맞게 보강 입법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김혜경 계명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이날 발제에서 그동안 검찰과 경찰의 권한 배분 논의에 치우치면서 정작 범죄 피해자가 논의의 중심에서 밀려났다고 지적했다. 그는 "피해자의 절차적 권리를 강화하고 반복 조사에 따른 2차 피해를 줄이는 방향으로 사법개혁이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정도희 경상대 법대 교수도 검찰과 경찰이 같은 사건을 반복 조사하는 '이중 수사구조'가 피해자에게 또 다른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검찰의 직접 보완수사 대신 경찰과 공소기관이 초기부터 협력하는 체계를 구축하고 부실수사에 대한 이의제기와 재검토 절차를 실효적으로 운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토론자들은 이와 함께 피해자의 알 권리와 의견 진술권을 확대하고 외부 수사심의와 경찰 책임성을 강화하는 등 검찰 수사권 폐지 이후에도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형사사법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최민희 민주당 의원은 "당 안팎의 이견을 토론과 숙의를 통해 해결한 것이 민주당의 역량"이라며 "정청래 대표가 없었다면 여기까지 오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은 "검사의 수사권이 완전히 폐지되는 역사적인 날"이라며 "수사와 기소를 완전히 분리해 검찰 정상화에 한 걸음 더 다가가게 됐다"고 했다.
한민수 민주당 의원은 "검찰 수사권을 폐지하더라도 대한민국 전체의 수사 역량이 줄거나 약화돼서는 안 된다"며 중대범죄수사청과 국가수사본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등의 역할을 주문했다.
이번 토론회는 최민희·정청래·김용민·박은정·이성윤·한민수 의원 등이 공동 주최했다. 토론회에서는 검찰 수사권 폐지 이후 경찰 수사의 책임성을 높이고 피해자의 이의신청권과 알 권리, 수사관 교체 요구권 등을 강화하는 방안이 논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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