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인협회는 김진수 한양대학교 자원환경공학과 교수에게 의뢰한 '해외 에너지 위기 대응정책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주요국들이 에너지 위기 대응을 위해 단기적인 가격 안정화 조치와 함께 에너지 효율성 제고, 에너지 전환, 산업구조 재편 등의 중장기 대책을 병행하고 있다고 6일 밝혔다.
보고서는 국제에너지기구(IEA)가 회원국별 에너지 위기 대응 정책을 평가해 만든 수요 억제·비축유 활용·생산 증대·연료 전환 등 비상 대응 4대 축을 적절히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IEA는 4대 축 중 '수요 억제'를 가장 강조하고 있다. 각종 산업과 일상에서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석유의 특성상 조금의 수요 감축만으로도 큰 폭의 유가 인하를 유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호르무즈 사태와 같은 심각한 공급 차질 상황에서는 1~2단계 조치를 우선 시행하고 공급 차질이 장기화되는 경우 3단계 조치를 시행하는 것이 글로벌 표준 대응으로 자리 잡았다고 설명했다. 또한 중장기 수요 억제의 방안으로 전기차 등 친환경 차량으로의 전환 촉진을 제시했다.
유럽연합은 에너지 가격 급등 시 세금 인하 등 단기적인 시장 안정 조치를 시행하는 한편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석유·가스 등의 화석 에너지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장기적인 산업구조 전환 정책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왔다.
유럽연합은 2022년 한시적 위기 대응책인 TCTF주5)를 통해 배터리·태양광 등 전략산업을 지원한 데 이어 2025년에는 이를 청정산업 보조금 정책(CISAF)으로 발전시켰다. CISAF는 재생수소 등 저탄소 연료와 배터리·태양광·CCUS 등 클린테크에 대한 투자를 지원해 산업 탈탄소화와 경쟁력 강화를 동시에 추진하는 중장기 정책이다.
일본은 에너지 위기 대응을 위해 보조금을 활용한 적극적인 가격 관리 정책을 시행한다. 휘발유·경유에 대한 세금을 폐지하고, 구매에 대해서는 일정한 보조금을 지급한다. 석유의 공급 차질이 급격한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것을 막고자 막대한 액수의 보조금을 투입하는 것이다.
대만 또한 유가 상승 충격을 완화하는 정책을 시행하나, 장기적인 석유 수요 감축 정책을 병행한다는 점에서 일본과 차이를 보인다. 대만은 국영기업의 비용 흡수를 통해 유가를 조절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아울러 에너지 고효율 가전 구매에 보조금을 지급하고 시내버스의 전면 전동화를 통해 민간의 석유 수요 감축을 유도하고 있다.
보고서는 에너지 위기 대응을 위한 산업구조 전환 정책과제로 ▲탈탄소 설비 전환 세제지원 강화 ▲에너지 고효율 제품 구매 지원 ▲에너지 다소비 산업 경쟁력 강화의 3대 과제를 제시했다.
권혁민 한경협 성장전략실장은 "에너지 수급 위기는 반복적인 양상을 보여온 만큼, 앞으로도 유사한 충격이 발생할 때마다 국내 경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설비 전환 지원 등의 중장기적 대응을 통해 석유 의존적인 산업구조의 점진적 재편을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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